북한이 10일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지난달 24일 ‘초대형 방사포’ 2발을 시험발사한 이후 17일 만이다. 올해 들어 10번째 발사다. 북한이 올해 5월부터 집중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는 신형 단거리 무기 4종 가운데 하나를 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실전배치를 앞둔 ‘초대형 방사포’의 사거리와 정밀 타격 성능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크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전 6시53분, 7시12분쯤 북한이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발사체 2발 중 1발은 330㎞를 비행한 것으로 식별됐다. 나머지 1발은 이보다 비행거리가 짧은 200㎞ 이상을 비행했다. 정점고도는 2발 모두 50~60㎞를 기록했으며 비행 속도는 마하 5~6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올해 네 차례 이상 시험발사를 한 러시아제 이스칸데르급 단거리탄도미사일과 미국의 지대지미사일과 유사한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 초대형 방사포, 대구경조정방사포 중 하나를 쐈을 가능성이 크다.

확률적으로는 현재까지 한 번만 시험발사했던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을 개연성이 높다. 북한이 지난달 24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비교적 높은 각도로 초대형 방사포를 쏘며 안전성 테스트를 한 뒤 이번에는 북한 내륙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지르도록 쏴 사거리와 정밀유도 기능 등을 시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초대형 방사포를 낮은 고도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신형 무기를 개발해 동해에 가까운 곳에서 쏜 뒤 발사 장소를 내륙으로 옮겨 쏘는 시험발사 패턴을 보여 왔다. 지난 5~8월 시험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중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만 내륙을 횡단하는 발사가 이뤄졌다. 나머지 초대형 방사포와 북한판 에이태킴스, 대구경조정방사포는 모두 동해 인근에서 시험발사됐다. 3종 중 초대형 방사포만 한 번 발사된 데다 비행특성도 이날 발사된 것과 유사하다는 점을 근거로 초대형 방사포를 한 번 더 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는 것이다. 북한 매체는 “최강의 우리식 초대형 방사포를 연구 개발해내는 전례 없는 기적을 창조했다”고 선전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이 이스칸데르급이나 에이태킴스급 미사일 등을 초대형 방사포와 섞어 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합참은 이날 정점고도와 비행속도를 즉각 공개하지도 않았다. 북한이 퀴즈를 내듯 구분하기 어려운 발사체를 날리며 한·미 군 당국의 탐지 능력을 떠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북한 발사체 특성을 성급하게 공개할 경우 북한의 기만전술에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올해 시험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사거리는 220~600㎞였다.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험프리스와 육·해·공군 통합기지인 충남 계룡대, F-35A 스텔스 전투기가 있는 청주 공군기지,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 등을 때릴 수 있는 전력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북한이 쏜 발사체들은 대부분 상당히 낮은 고도로 비행했다.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로 요격하기 어려운 미사일이 집중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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