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7월 26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 모습. 연합뉴스

북한의 예측하기 힘든 돌출 행동으로 북·미 관계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불과 몇 시간 동안 북·미가 제안과 화답, 도발을 이어간 것이다.

북한은 9일 오후 11시30분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의 대화 요구에 침묵했던 북한이 북·미 협상 재개를 전격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북한이 늦은 밤에 중대 발표를 한 것은 미국과의 시차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북한의 대화 제안이 전달된 시점은 9일 오전 10시30분쯤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화답했다. 그는 4시간 뒤인 이날 오후 2시36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대화 제안)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항상 ‘만남을 갖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반응이 전해지면서 북·미 협상이 9월 하순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장밋빛 낙관론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북한이 10일 오전 6시53분과 오전 7시12분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이 포착된 것이다. 시차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제안을 반긴 지 3시간 뒤 단거리 발사체를 쏜 것이다. 발사체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북측의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미 대화 분위기는 약 7시간 동안 롤러코스터같이 오르락내리락했다.

대화의 전제도 있었다. 북한은 대화 제안 담화에서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했다. 북한이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의 발사는 미국이 현실적인 제안을 들지 않고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은 미국으로 다시 넘어갔다. 미 정부는 북한의 발사와 관련해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역내 동맹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이번에도 감쌀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발사를 두둔하는 스탠스를 이어갈 경우 북·미 대화 재개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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