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 오징어가공업체 지하탱크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잇달아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탱크는 오징어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폐수를 처리하는 곳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악취가 풍긴 점으로 미뤄 이들이 오징어 부산물을 처리할 때 나오는 유독가스에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작업 당시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았고, 오징어 가공업체는 가스 유무를 확인하는 등의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는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전문업체가 아닌 곳에 작업을 맡겼다. 안전불감증이 빚은 전형적인 후진국형 안전사고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안전사고로 매일 3명 꼴로 사망한다. 산재사고 사망자는 2016년 969명에서 2017년 964명으로 약간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971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산재사망률 최고 수준이다. 최근 정부가 재난·안전사고 사망자를 오는 2024년까지 2017년 대비 40% 줄인다는 목표 아래 ‘제4차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까지 수립했으나 현장 상황은 나아진 게 거의 없다.

김용균씨 사망 사고를 계기로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돼 사내 도급이 제한되는 등 작업 여건은 개선됐다. 하지만 이는 주로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에 해당되는 얘기다. 영덕 사고에서 보듯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여전히 안전에 취약하다. 안전사고 발생률은 50인 미만 사업장이 300인 이상 사업장보다 훨씬 높다. 2016년 산재사망 사고 발생률을 보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72.8%가 일어난 데 비해 300인 이상 사업장은 7.4%에 불과했다.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안전 강화를 우선해야 하는 이유다.

사업주 처벌 수준이 낮은 점도 문제다. 관련법 개정으로 처벌의 상한 수준은 높아졌으나 하한선이 없어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질 개연성은 여전하다. 지금 같은 벌금형 위주의 처벌로는 안전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 기업인이 인식을 바꿔야 한다. 노후설비를 교체하고 안전장치를 보강하는 등 안전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 정부 또한 할 수 있는 지원과 역할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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