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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미니어처 통해 다음세대 아이들에게 역사와 신앙 가르쳐야죠”

파주 아지동테마파크에 2개의 뮤지엄 운영 차수현·유신희 부부

차수현(오른쪽) 유신희씨 부부가 지난 6일 경기도 파주시 ‘스토리 미니어처 뮤지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파주=송지수 인턴기자

한·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 간 역사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고 바른 미래를 세워가자는 분위기 때문인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역사박물관을 찾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추석 명절엔 가족과 함께 우리나라 역사와 성경에 관해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아지동테마파크에 설립된 박물관 ‘스토리 미니어처 뮤지엄’과 ‘한국 스토리 뮤지엄’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 다음세대 아이들에게 일깨워 주는 것이 이 시대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6일 아지동테마파크 사무실에서 만난 차수현(45) 관장의 말이다. 차 관장은 남편 유신희(49)씨와 함께 기능성 가구 브랜드 ‘컴프프로’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전국 유명 백화점에 입점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던 부부는 2017년 다음세대를 위해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2200평을 매입하고 아지동테마파크를 세웠다. 아지동은 ‘강아지 동네’라는 뜻이다. 박물관 음악홀 레스토랑 키즈카페 공방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차 관장은 “‘좋은 가구를 사용하면 아이들의 미래가 바뀐다’는 가치를 내걸고 직원들을 교육했다. 어느 순간 회의감이 들었다. 장사꾼이 된 느낌이었다. 그때 서서평 선교사님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다음세대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박물관을 세우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주변 사람들이 “박물관은 돈을 벌지 못한다”며 만류했다. 자금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럴 때일수록 부부는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소명이라 여기고 뜨겁게 기도했다. 뜻있는 학부모들과 예술인들이 재능기부로 동참하기 시작했다.

유명 한국사 강사인 설민석씨에게도 직접 손편지를 써 도움을 요청했다. 크리스천인 설씨는 “삼일운동 때 학생들이 나섰던 것처럼 모든 역사의 변곡점에는 늘 학생이 중심이었다. 국내외 엄중한 상황에서 학생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박물관을 직접 컨설팅해줬다.

미니어처로 아기자기하게 재현해 놓은 3층 집 내부 모습. 파주=송지수 인턴기자

아지동테마파크에는 두 가지 콘셉트의 박물관이 있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스토리 미니어처 뮤지엄에는 인형 300점과 미니어처 5000점, 오르골 90점이 전시돼 있다. 천지창조, 결혼의 순결함, 아흔아홉 마리와 한 마리 양 이야기 등 작고 정교하게 재현된 성경 이야기는 관람객에게 하나님의 섭리와 사랑을 깨닫게 한다.

‘한국 스토리 뮤지엄’ 일제강점기 전시관에 세워진 ‘3·1만세운동’ 디오라마 작품. 파주=송지수 인턴기자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한국 스토리 뮤지엄은 지난 5월 오픈했다. 전래동화, 일제강점기, 한국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 전쟁과 평화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일제강점기 전시관에 세워진 ‘3·1만세운동’ 디오라마(배경 위에 모형을 설치해 하나의 장면을 만든 것) 작품은 100년 전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거리로 뛰어나온 90여명 선조들의 결연한 표정, 동작 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됐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이다 보니 생동감이 넘쳐났다.

차 관장은 “‘3·1절에 태극기를 들고 뛰어나갔을 때 기분이 어땠을까’를 생각하며 개개인의 마음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 눈물과 기도로 작업하는 가운데 하나님은 ‘내가 너도 이렇게 귀하게 빚었다’고 위로해 주셨다”고 고백했다.

한국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 전시관에는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1912년 조선으로 건너와 가난하고 병든 이웃을 돌보고 여인들을 가르쳤던 서서평 선교사의 희생도 담겨있다. 유씨는 “박물관 설립 목적은 전도의 도구로 쓰이는 것”이라면서 “관람객이 서 선교사의 고귀한 희생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알기 원했다”고 말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서서평 할머니 감사합니다’ ‘우리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쓴 메모들이 눈에 띄었다. 유씨는 “전시관을 나온 학생들이 숙연한 표정으로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켜낸 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부부는 박물관 수익으로 아프리카 우간다에 학교를 지었다. 치료비가 필요한 직원을 돕기도 했다. 차 관장은 ‘이 시대 진정한 애국이 뭘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하고 내가 머무는 자리에서 이웃과 다음세대를 섬기는 일 아닐까요?”

파주=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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