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이 두 달째로 접어들었지만 현장에선 ‘법 사각지대’ 때문에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1일 보고서를 내고 “법 시행(7월 16일) 이후 사장이 가해자인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이는 관련법이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내에 설치된 기구가 자율적으로 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회사 내 최고 결정권자인 사장의 괴롭힘 행위에 대해 회사가 자체적으로 대응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신고 이후 단계에서 가해자가 스스로 본인에게 제재를 가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단체에 제보한 한 직장인은 “회장이 직위를 이용해 전 직원들에게 갑질을 해 여러 신고서가 회사에 접수됐지만, 오히려 회장이 신고자를 찾아내려고 하는 등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혔다. 박 위원은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노동조합은 물론 노사협의회, 고충처리위원회 등 노동관계 법령에서 정한 고충접수기구 설치도 의무가 아니어서 괴롭힘 피해가 크더라도 사내에서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사내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고용노동부를 찾았지만 ‘처벌 조항이 없다’는 회의적인 답변을 들은 제보자도 다수였다고 꼬집었다.

직장갑질119는 “대표이사가 괴롭힘 가해자인 경우엔 최소한의 과태료 부과 등 벌칙 규정이 필요하다”며 “고용노동부는 괴롭힘 행위가 지속되는 사업장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법 시행 이후 지난달 14일까지 약 한 달간 총 1844건의 제보를 받았다. 괴롭힘 제보를 유형별로 분석하면 부당지시(231건), 따돌림·차별(217건), 폭행·폭언(189건)이 가장 많았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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