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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더 외로운 이웃들… 마음 나누고 품어보자

명절 전후 늘어나는 자살률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에 쓰여진 자살 예방 문구. 국민일보DB

지난 8일 오전 함께 투병 생활을 해오던 노부부가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의 옷에선 ‘치료가 어렵다’는 내용의 유서가 나왔다. 경찰 조사 결과 부부는 다른 가족 없이 단둘이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명절을 나흘 앞둔 시점이자 한국교회가 생명보듬주일을 보내던 중 전해진 소식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

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장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랜 기간 투병 생활로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줄고 고립이 심해지면 환자 스스로 실제보다 더 심한 통증을 느끼고 우울감도 커진다”고 말했다. 장진원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사무총장은 “투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족과의 관계도 단절되기 쉽다”며 “명절이나 가정의 달 등을 전후로 발생하는 상대적 박탈감이 우울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2017년 월별 자살 현황’(표참조)을 보면 연중 3~5월이 자살사망자 비율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6월을 지나며 하락세를 보이던 비율이 8~10월 사이 다시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장 사무총장은 “예전보다 줄긴 했지만, 명절에 자식이 찾아오지 않는 것을 비관한 노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고령이 아니더라도 자살유가족의 경우 가족 관계 단절을 겪으면서 심한 고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황이나 환경요인이 부각돼 극단적 선택이 미화되거나 합리화돼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또 가족 간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동반 자살’이 아니라 ‘살해 후 자살’이란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동반 자살이란 용어 자체가 잘못된 인식이라는 것이다.

신은정 중앙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일가족 사망 소식이 전해질 때 ‘극심한 생활고’가 배경으로 상세히 소개되면 대중이 은연중에 ‘오죽하면 그랬겠나’식의 시선을 갖게 된다”고 우려했다.

전 센터장은 “최근 2~3년 사이 생명존중문화 확산이 국정 과제로 선포되고 자살예방정책과가 신설되는 등 우리 사회 내 자살 예방을 위한 시스템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미국 일본 등 적극적으로 자살 예방에 나섰던 국가에 비해선 관련 예산이 20분의 1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심리상태를 더 적극적으로 주변에 알리려는 태도와 이웃의 고민에 귀 기울이는 태도가 어우러져 ‘커뮤니티 케어’로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사무총장은 “자살유가족의 경우 명절은 극단적 선택을 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시기”라며 “신앙공동체 내에 자살유가족이 있다면 식사초청을 통한 심방,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작은 선물 등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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