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의원들과 함께 서울역에 나와 추석 귀성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여야는 ‘명절 밥상머리 민심’을 얻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공방으로 한 달 넘게 온 나라가 들썩였기 때문에 추석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며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메시지를 앞세웠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추석 이후까지 ‘반(反)조국’ 이슈를 계속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조국’ 대신 ‘민생·경제’를 강조하며 대치 정국의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지도부는 오전에 서울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귀성하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민주당이 귀성객들에게 배포한 홍보물에는 내년도 예산안과 추석맞이 경제·복지 서비스를 설명하고 안보의 굳건함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해찬 대표는 “정부의 뚝심 있는 경제·일자리 정책이 고용지표 개선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며 “민주당은 경제활력 제고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국민의 삶을 더 챙기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민생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전진하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했고, 설훈 최고위원도 “이제 정쟁을 내려놓고 민생을 살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지도부도 서울역과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명절 인사를 건넸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당 홍보 책자와 함께 조 장관 임명의 부당성을 담은 책자를 나눠줬다. 손 대표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서울역 앞에서 시민들과 만나 “절박한 민생은 외면하고 정쟁으로 일관하는 정치권에 대한 원망이 높다. 면목 없고 죄송하기 짝이 없다”며 “연말까지 사법 개혁과 정치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삭발한 김숙향(가운데)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 박인숙 의원과 함께 정부 규탄 구호를 외쳤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조국 사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명절 연휴 전날 서울역 등에서 해오던 귀성 인사를 정부 규탄 장외 집회로 대체했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 서울 신촌과 왕십리,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위선자 조국 사퇴 10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한 데 이어 이날에는 인천 부평, 수원, 성남 분당 등을 순회했다. 황 대표는 부평 문화의거리에서 “조국은 범법자다. 청문회를 통해서만 해도 수많은 범죄가 쌓였다”며 “시중에서는 ‘가족 사기단’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 대국민 메시지에서도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절체절명의 국가적 위기 앞에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모든 분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내에서는 박인숙 의원이 삭발하며 투쟁 의지를 나타냈다. 박 의원은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조 장관 임명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숙향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과 함께 삭발했다. 전날에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삭발했었다.

한국당의 장외 투쟁은 연휴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광화문 1인 시위를 진행한 뒤 12일과 14일에도 각각 1인 시위에 나선다. 한국당은 사무총장 명의로 소속 의원들에게 ‘연휴 중 각 지역구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방식으로 당의 행보에 동참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