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다. 호남 지역에서만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섰다는 점이다.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호남은 긍정 평가 58.1%, 부정 평가 23.9%였다. SBS-칸타코리아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72.5%, 반대 22.0%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잘했다는 응답이 56.0%, 잘못했다는 응답이 38.7%로 나왔다.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부정 평가가 많았다. 대구·경북 지역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의 경우 부정 평가 64.9%, 긍정 평가 23.1%였다.

조 장관 문제가 진영싸움이 된 결과로 보인다. 추석 연휴 때 호남에서 만난 지인은 찬성 이유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을 밀어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호남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70%가량 된다. 문 대통령은 당선 직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생후 3일 만에 아버지를 잃은 유족에게 달려가 안아 준 적이 있다. 호남에 한국당은 5·18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이고, 문 대통령은 자신들을 보듬어 주는 사람이다. 한국당이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을 공격하는데 한국당 좋은 일 시켜주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입시 제도가 그렇게 돼 있는데 안 그러는 부모가 있느냐며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조 장관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 일색인 뉴스가 보기 싫다고도 했다. 호남은 보수 언론이 떠드는 것을 믿지 않고 독자적인 견해를 형성하는 역사적 경험과 훈련을 해 왔다. 조 장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당과 언론이 달려들어 탈탈 털어 먼지가 난 경우라는 것이다. 조 장관에 대한 찬성 이유로 검찰 개혁이란 명분을 내세우는 사람도 많았다. 검찰 개혁에 성공하면 부정적인 여론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는 커 보였다. 조 장관에게 공정성 문제가 없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데는 모두 공감했다.

옳고 그름이 분명해 보이는 문제마저 진영싸움이 되면 찬반으로 나뉜다. 5·18과 세월호도 그랬다. 앞으로 또 어떤 사안을 놓고 두 패로 갈릴지 걱정이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조 장관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금태섭, 박용진 의원이 나와야 한다. 사안별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합리적인 중도층이 두터워질 때 우리 사회는 더 건강해질 것이다.

신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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