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 분위기 속에 열리는 만큼 문 대통령 역할 중요해…
방위비 등 양국 현안들 해결 방안도 모색해야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번 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아홉 번째 정상회담으로, 두 정상은 지난 6월 30일 서울 회담 이후 80여일 만에 다시 얼굴을 맞댄다.

당초 이번 유엔총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 계획이 바뀐 것은 최근의 북·미 대화 재개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이달 중 실무협상이 열릴 예정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제4차 북·미 정상회동 시기를 ‘올해 어느 시점’으로 못박는 등 양측의 대화 분위기가 고조된 시점에 대화 분위기를 확대, 지속시키기 위해 문 대통령의 미국행이 결정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것도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거대한 톱니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는 청와대 분석이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북한이 요구한 새로운 셈법을 실무협상에 들고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볼턴 경질은 기존 셈법, 적어도 리비아식 해법은 적용하지 않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보내는 신호다. 그렇다면 미국의 일괄 타결과 북한의 동시적·단계적 방식 중간 지점에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게 현실적이다.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등을 폐기하는 대가로 미국이 개성공단 재개 등 제재를 일부 완화하거나 종전선언 등 체제안전 보장 조치를 내놓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촉진자로서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한·미 양국은 북한 비핵화란 큰 틀에 있어서는 인식을 같이한다. 하지만 방법론에서는 여전히 좁히지 못하는 간극이 있다. 그 못지않게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가 한·미 관계의 간극이다. 지금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에 따른 미국의 불만과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방위비 인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지소미아 종료가 국익을 위한 결정임은 분명하나 미국의 우려를 정부가 외면해선 안 된다. 그럼에도 지소미아 종료는 한·일 간의 문제임을 확실하게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돈 문제에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방위비 인상을 강하게 압박할 게 분명하다. 어느 일방의 국익을 해치는 동맹은 진정한 동맹이 될 수 없다.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드시 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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