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15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가진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5회말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휴식을 취한 괴물은 달랐다.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LA 다저스의 류현진(32)이 10일 만의 등판에서 예전의 완벽투를 펼치며 부활을 신고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2피안타 6탈삼진의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최근 급상승했던 평균자책점은 2.45에서 2.35로 하락했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이 무득점에 그쳐 13승 달성에는 실패했고 팀도 불펜투수들의 난조로 0대 3으로 패했다.

최근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95를 기록하는 동안 자취를 감췄던 제구와 체인지업 구위가 다시 돌아왔다. 제구가 흩날렸던 최근 등판과 달리 이날은 직구와 변화구 모두를 몸쪽과 바깥쪽 코스에 자유자재로 집어넣었다.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을 오가는 공에 메츠 타자들의 배트는 허공을 가르기 바빴다.

류현진은 1회 삼자 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말 빅리그 전체 홈런 선두(47개) 피트 알론소를 상대로는 직구 4개를 연속으로 던지며 땅볼 아웃 시켰다. 이후 상대 타자가 친 땅볼이 등에 맞고 크게 튀어 오르는 아찔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지만 덕아웃에 괜찮다는 사인을 보낸 뒤 호투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지난 4경기에서 순번이 한 번 돌아 타자들이 공에 익숙해지는 3~4회 이후 난타를 당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3회말 1사 후 좌전안타를 맞은 뒤 단 한명의 주자도 누상에 허용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 뒤 “재정비 기간 동안 불펜 투구 때 모든 공을 시험했으며 이런 것들이 오늘 결과에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심기일전을 위해 머리 색깔을 회색으로 바꾼 것에 대해서는 “염색한 게 분명히 엄청나게 도움됐다”며 웃었다.

한동안 멀어지는 듯했던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경쟁도 재점화될 전망이다. 더구나 이날 류현진의 상대가 가장 강력한 NL 사이영상 수상 후보인 제이콥 디그롬(9승 8패)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디그롬 또한 99마일(159㎞)의 광속구를 앞세워 다저스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사실상 무승부에 그쳤다.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승수 추가에 실패한 디그롬의 평균자책점은 2.61로 내려갔다. 사이영상은 류현진, 마이크 소로카(애틀란타 브레이브스·12승 4패, 평균자책점 2.57), 디그롬의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로이터는 “류현진과 디그롬이 거장다운 투수 대결을 했다”고 극찬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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