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크라일링의 EOS 본사 1층 전시장에서 홍보 담당자 클라우디아 요르단이 3D프린터들이 제품을 만드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뮌헨에서 자동차를 타고 40여분 달리면 크라일링이라는 마을이 나온다. 곳곳에 녹음이 우거진 평화로운 이 마을에 세계적인 3D프린터 제조 업체 EOS의 본사가 있다.

지난 7월 중순 찾아간 본사 1층 전시장에선 EOS의 3D프린터들이 가루 입자의 소재를 한 층 쌓은 뒤 그 위에 레이저 광선을 쏴 그 열로 제품의 형태를 만들고, 그 위로 가루 입자의 소재를 다시 쌓아 레이저 광선을 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다. 가루 형태로 된 이 소재는 바로 플라스틱이다.

면적 1만7000㎡가량의 전시장에선 EOS의 3D프린팅 기계가 플라스틱이나 금속 소재의 제품을 어떤 방식으로 생산하는지 볼 수 있다. EOS가 가지고 있는 3D프린팅 기술은 가루 형태로 된 재료를 층층이 쌓고 레이저로 열을 가해 모양을 만드는 적층제조 방식이다.

프린터로 입체적인 물건을 뽑아낸다는 것, 프린터 안에서 가루 형태의 재료를 층층이 쌓아 완전한 물건 하나를 만들어낸다는 건 과거 제조업에선 상상할 수 없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3D프린팅을 빼놓고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순 없게 됐다.

적층제조 방식이 혁신적인 이유는 복잡한 구조를 가진 물건을 한 번에 생산할 수 있고 경량화 및 생체공학적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 매출이 4억 유로(약 5360억원)가량인 EOS는 3D프린팅 적층제조 기술을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플라스틱과 금속을 재료로 하는 3D프린팅 시스템을 전세계에 3000여대 납품했다.

현재 3D프린팅이 주로 쓰이는 대표적인 분야는 경량화와 내구성을 필요로 하는 항공우주산업과 임플란트, 의족 등 맞춤형 제품이 필요한 의학 분야다.

2층 전시장에서 3D프린팅으로 제작된 제품들을 보여주던 홍보 담당자 클라우디아 요르단은 “요즘엔 금 소재의 장신구, 생산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도구들도 3D프린팅으로 생산한다”면서 “훨씬 더 빨리 생산할 수 있고 생산 공장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아가 음료 생산 공장에서 쓰이는 페트병 집게를 들어보였다. 그녀는 “기존에 쓰던 금속 재질의 집게는 무게가 1571g이었지만 3D프린터를 통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집게는 무게가 220g으로 7배 이상 가벼워졌다”며 “무게가 가벼워지자 움직임도 빨라졌고, 여러 부분으로 구성된 부품을 하나로 통합한 형태로 만들어 제조 단가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3D프린팅은 제조업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돼 왔던 재료에 디지털 기술을 더한 것이다. 클라우디아는 “기존과 똑같은 제품을 3D프린팅 적층제조 기술로 재현해달라고 요청하는 고객이 많지만 그건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다”면서 “3D프린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3D프린팅 기술을 통해 제조할 때는 개념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생산 방식으로 구현할 수 없는 정교함이나 경량화를 실현하는 것, 기존 제품보다 더 가치 있는 물건을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는 뜻이다. 클라우디아는 “3D프린팅 적층제조 기술은 쉽지 않은 분야지만 우리는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연구와 실험, 혁신을 통해 다양한 재료를 도입하고 발전된 기술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일링=글·사진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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