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을 앞두고 몸값이 귀해진 서울 신규 입주 아파트들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말 입주가 예정된 주요 단지 가격이 분양 당시보다 최대 4억원 넘게 오르는 등 정부의 상한제 압박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다시 꿈틀하는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입주를 앞둔 서울 아파트는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4932가구),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 장위퍼스트하이’(1562가구),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 효성해링턴플레이스’(1028가구) 3곳이다. 부동산 큐레이션서비스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및 각 아파트 모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이들 3개 단지 전용 84㎡ 평균 분양권 가격은 9억원으로 기존 평균 분양가격에 비해 약 3억원의 프리미엄이 추가로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대비 웃돈이 가장 많이 붙은 곳은 고덕동에 들어서는 ‘고덕 그라시움’이었다. 강동구 내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 역전세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무색할 만큼 분양권 가격은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해당 아파트 전용 84㎡의 분양가격은 8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7월 분양권이 12억원에 거래되면서 약 4억원이나 올랐다. 이어 장위동 ‘래미안 장위퍼스트하이’ 전용 84㎡의 분양권도 분양가 5억4000만원에서 최근 8억원에 거래돼 2억6000만원이나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미아동 ‘꿈의숲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 분양권도 7월 7억1000만원에 분양권 전매가 이뤄져 분양가 대비 웃돈이 2억원 가까이 붙었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전매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전매 거래량은 114건 수준이었지만 지난 7월에는 274건으로 전매 거래량이 배 가까이 늘었다. 살아난 투자 및 수요심리가 신축에 대한 거래 확대로 이어지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상한제로 집중 타격을 맞은 강남 재건축 일부 단지들은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지만 신축 아파트나 분양권의 경우 공급 부족 예상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존 계획대로 (상한제가) 10월에 시행된다면 신축 가격 상승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지역 아파트들이 9·13 대책 이전 수준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현상도 ‘규제의 역설’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국토부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7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기존 최고가(26억원)를 가볍게 넘어섰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15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그간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서울 재건축이 상한제 영향으로 약세로 전환했지만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에 이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구축단지가 국지적 ‘갭 메우기’를 이어가면서 서울 전 지역 부동산은 하락 없이 상승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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