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내 카오룽의 아모이 플라자 쇼핑센터 인근에서 14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와 친중파 시위대가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이날 반정부 시위대는 틴수이와이와 센트럴, 항하우역 부근 등 곳곳에서 친중파 시위대와 충돌을 빚었고 이로 인해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AP연합뉴스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추석 연휴에도 이어졌다. 15일 홍콩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는 곳곳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화염병과 벽돌을 던졌고, 경찰은 다시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했다. 곳곳에서 미국 성조기가 나부꼈고, 일부 시위대는 중국 국기를 불태우고, 지하철 역사의 유리창을 깨뜨리기도 했다. 전날에는 반중 시위대와 친중 시위대 간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져 부상자가 속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시위를 주도해온 민간인권전선이 이날 신청한 집회를 경찰이 불허했음에도 수많은 인파가 홍콩섬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홍콩섬 코즈웨이베이에는 오후 1시30분쯤부터 시위대의 상징인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집결해 “5대 요구조건, 하나도 빠지면 안 된다” “베이징에 저항하자”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성조기와 영국 국기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쇼핑거리인 코즈웨이베이에 모인 시민들은 완차이를 거쳐 정부청사가 있는 에드미럴티, 센트럴까지 행진을 벌였다. 시위대는 중국 오성홍기를 바닥에 펼쳐놓고 스프레이로 불을 붙여 태우기도 했고, 센트럴 지역에선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축하하는 깃발들이 불태워졌다. 시위대는 완차이역 입구 유리창을 산산조각냈고, 경찰이 에드미럴티역 안으로 들어간 뒤 역을 폐쇄하자 외부 유리창을 깨고 각종 집기로 바리케이드를 쳤다.

시위대는 에드미럴티 지역 정부청사를 둘러싸고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가 화염병과 벽돌을 던지는 등 과격해지자 경찰은 최루탄과 파란 물감이 든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는 경찰에 밀려 퇴각하면서 완차이역 출구에 쓰레기를 쌓고 불을 지르는 등 곳곳에서 대치를 이어갔다.

앞서 1000여명의 시위대는 낮 12시쯤부터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 모여 집회를 갖고 홍콩의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폐기 승인을 영국에 촉구하는 청원서를 총영사관 측에 전달했다.

전날인 14일 오후에는 홍콩 시내 곳곳에서 반중 시위대와 친중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난투극이 벌어졌고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해 2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홍콩 경찰은 주로 남색 옷을 입은 중장년층의 친중 시위대는 놔두고 검은 옷을 입은 반중 시위대 젊은이들만 20명 가까이 체포해 비난을 받고 있다고 명보 등이 전했다. 경찰은 친중 시위대가 검은 옷을 입은 젊은이를 가리키자 즉시 체포했지만 “남색 옷을 입은 사람이 시민을 구타한다”는 시민의 호소는 무시했다. 한 여성이 젊은이들을 마구 구타하는 경찰에게 무릎을 꿇고 “제발 때리지 말라”고 애원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앞서 홍콩 시민들은 추석인 중추절(仲秋節)에도 시위를 이어갔다. 시민들은 지난 13일 밤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유명 관광지인 빅토리아 피크와 라이언 록에 올라 서로 손을 잡고 인간띠를 만들고 전등과 레이저 포인터를 비추며 ‘홍콩에 영광을’ 등을 불렀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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