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오른쪽 두 번째)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에서 피의사실 유포 등의 의혹을 바라보며 국민은 어떤 경우에도 검찰의 정치 복귀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다”고 추석 민심을 전했다. 최현규 기자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신설을 논의하는 것은 그간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관행을 둘러싼 꾸준한 문제 제기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당정이 이 같은 내용을 추진하는 것은 검찰에 대한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알권리의 과도한 침해, ‘깜깜이 수사’를 낳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중견 변호사는 15일 “조 장관 가족이 검찰 강제 수사를 받는 단계에서의 훈령 개정 논의는 취지와 별개로 ‘시기의 적절성’ 문제를 남긴다”며 “언론의 감시 기능을 약화하는 건 검찰 개혁이 아니라 오히려 검찰권 강화 방안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예컨대 국민적 관심을 받는 주요 피의자가 기소될 때도 피의사실 또는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을 대체하려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은 원칙적으로 사건 내용 일체의 공개를 금지하는 것을 대전제로 하고 있다. 수사기관이 공소제기 이전에는 혐의 사실은 물론 수사 상황도 밝힐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공소제기 이후에도 세부 정보는 비공개하고, 피고인·죄명·기소일시·구속 여부 등만 공개할 수 있게 했다.

이른바 ‘포토라인’을 둘러싸고 벌어지던 논박들은 피의자 입장을 대폭 반영하는 형태로 초안이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소환 일시나 귀가시간 공개를 금지하고, 소환·조사·압수수색 등 과정마다 일체 촬영을 불허하겠다는 것이다. 소환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촬영이 예상될 때에는 수사기관이 소환 일정을 바꿔주는 등 초상권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촬영이 가능한 경우는 공적 인물이 명시적으로 서면 동의를 했을 때뿐이다.

다중피해사건 등 공보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도 수사기관은 사전에 마련한 공보자료만 활용해야 한다. 구두 문답도 자료 범위를 넘지 못한다. 검찰과 언론 간 ‘일문일답’이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 이전에는 사실상 금지되는 셈이다. 검찰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기소된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피의사실 공표 주장에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검찰 공보를 없애고 언론의 검찰 상대 취재를 무력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정치인, 재벌, 고위 공직자 비리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수사 상황 전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우선 제기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그간 국민적 의혹이 결부된 수사 때마다 언론은 형사절차 투명성 감시 기능을 수행했다”며 “이는 검찰이 언론의 질문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보 제한이 과연 검찰 개혁 방안이냐는 비판도 있다. 한 변호사는 “검찰이 그간 권력자를 비밀리에 소환하거나 무혐의 처리를 할 때 시민사회는 크게 비난했다”며 “‘깜깜이’ ‘봐주기’ 수사의 부작용을 감안하면 시대적 상황에 역행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검찰 간부들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던 법무부 고위 관계자들을 이날 검찰에 고발했다. 민생대책위는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을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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