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원유 생산시설이 14일(현지시간)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사우디의 하루 산유량이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20% 가까이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에 오일 쇼크 우려까지 더해졌다. 예멘 반군이 드론 10대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탈황·정유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지만, 공격 주체는 명확하지 않다. 사건 직후부터 미국은 이란을 지목하고 나섰다.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이 사건 자체가 국가 안보에 주는 의미와 충격이 심대하다. 예멘 반군의 무인기 ‘삼마드-1’은 대당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 안팎이면 제작이 가능한 저가 무인기라고 한다. 이처럼 ‘간단한’ 저가 드론 몇 대의 공격으로 사우디의 국가 핵심 시설이 마비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드론 공격과 함께 온라인 해킹 등 사이버전까지 병행된다면 그 파괴력은 훨씬 클 것이라고 한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구축한 미사일 방어망 등 기존 방어체계는 드론 공격에 무용지물이었다. 사우디는 지난해 군사비로 미국과 중국에 이은 676억 달러를 지출했다. 그런데도 드론 공격을 막지 못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에 남의 일이 아니다. 북한은 최근 핵과 중장거리 미사일 등 전략 무기뿐 아니라 사이버전, 전자전, 무인기 등 새로운 비대칭 전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2014년부터 서해 백령도, 경기도 파주 상공에 드론을 띄운 북한은 2017년에는 드론을 이용해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촬영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8월엔 1급 국가 보안시설인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일대에서 정체불명의 드론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이란 불법무기 커넥션을 고려할 때 더욱 이번 사건은 심각하다. 이란이 핵·미사일은 물론 주요 무기 개발에서 북한과 협력해 왔다는 점에서 드론 개발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군의 레이더로는 크기 3m 이하 물체 식별이 어렵다. 북한의 드론 공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만큼 드론 방공 시스템 점검과 보강이 시급하다. 사이버전 등 북한의 다른 비대칭 전력 강화에 대해서도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