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에서 달콤한 호흡을 선보였던 남녀 주인공을 캐스팅한 작품들이 속속 브라운관을 찾고 있다. 6년 전 ‘구가의 서’를 함께했던 이승기-수지는 오는 20일 첩보액션멜로 ‘배가본드’(SBS)를 통해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만난다. 연합뉴스

최근 브라운관의 로맨스 향연 속 남녀 주인공의 재회가 이어지고 있다. 저마다 뛰어난 호흡을 선보이며 전작을 히트시킨 커플들인데, 이들의 두 번째 만남이 곧장 흥행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오는 20일 첫 전파를 타는 첩보물 ‘배가본드’(SBS)는 제작비 250억원에 포르투갈 등지에서 해외 촬영을 진행한 대형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았다. ‘낭만닥터 김사부’(2016)의 유인식 감독과 ‘샐러리맨 초한지’(이상 SBS·2012) 등에서 유 감독과 호흡을 맞춘 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결합도 관심에 불을 지핀 부분 중 하나였다.

그중 가장 이목을 끈 건 단연 주인공 이승기와 수지였다. 이들은 2013년 ‘구가의 서’(MBC)에서 애틋한 로맨스로 안방을 사로잡았다. 당시 둘의 진한 키스신 등이 온라인에서 숱하게 회자됐는데, 극은 이런 화제에 힘입어 20%(닐슨코리아)에 근접한 시청률로 끝맺었다. 이번엔 국가 비리를 파헤치는 남자 차달건과 국정원 요원 고해리 역을 각각 맡아 짙은 멜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 방송 예정인 ‘사랑의 불시착’(tvN)도 마찬가지. ‘별에서 온 그대’(2013), ‘푸른 바다의 전설’(이상 SBS·2016)을 쓴 박지은 작가 차기작으로, 예기치 못한 사고로 북한에 발을 들이게 된 재벌 여인과 북한 장교의 로맨스를 그린다.

한지혜-이상우 커플을 앞세운 주말극 ‘황금정원’(MBC). MBC 제공

주연은 현빈과 손예진. 지난해 9월 개봉한 영화 ‘협상’을 통해 처음으로 손발을 맞췄지만 열애설이 불거질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기에 이들이 선보일 멜로물에 대한 기대감 또한 상당하다. 이 밖에도 현재 8% 안팎으로 순항 중인 주말드라마 ‘황금정원’(MBC)에서는 지난해 인기를 끈 주말극 ‘같이 살래요’(KBS2)에 출연했던 이상우-한지혜가 다시 한번 달콤한 호흡을 뽐내고 있다.

그렇다면 안방극장이 이처럼 ‘재회의 장’으로 변해가는 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 전작의 좋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시선을 붙들려는 전략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로맨스는 특히 공감이 중요한 장르”라며 “전작에서 호감을 줬던 배우들이 출연할 경우 시청자들의 감정적 진입을 쉽게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사이의 안정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배가본드’의 유 감독은 “이승기와 수지가 이미 호흡을 맞춰 봤기 때문에 친근한 상태로 작품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황금정원’의 이상우는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한지혜와는 두 번째 만남이라 편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전파를 탔던 이동욱-유인나의 ‘진심이 닿다’(tvN). tvN 제공

스타성과 연기력을 두루 겸비한 주연급 배우들의 기근을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기시감 극복이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초 ‘도깨비’(2016)의 이동욱-유인나 커플을 내세웠던 ‘진심이 닿다’(이상 tvN)는 전작의 강렬한 인상을 넘어서지 못한 채 3~4% 언저리를 맴돌았다. 공 평론가는 “배우와 제작진으로서는 과거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는 숙제 하나를 안고 가는 셈”이라며 “유사한 패턴을 부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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