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에게 치명적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 농장에서 확진됐다. 지난 5월 하순 북한에서 발병 사실이 확인되자 다음 달부터 파주시·연천군 등 접경지역 10곳을 포함해 14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예찰활동을 강화해 왔지만 국내 유입을 막지 못했다. 방역망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ASF는 폐사율이 80~100%이고 백신과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아 확산될 경우 양돈 농가와 관련 산업에 큰 피해와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확산을 막지 못한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돼지가 살처분됐고 이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양돈 농가들은 ASF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방역의 성패는 초기 대응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2010년 구제역 발생 때 초동 대응이 잘못돼 전국으로 확산됐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ASF 전염 경로를 신속하게 파악해 차단막을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 발병 농장에 대한 조사 결과 얼마 전 황해도와 접경지역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을 때 북한 지역에서 떠내려왔을 수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전염원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다. 농장 출입자, 돼지 생산물, 오염 음식물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역학조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유관 기관과 농가들이 공조 체계를 가동하는 게 중요하다. 발병 농장이나 의심되는 농장에 대한 살처분·이동 중지·소독 등이 대응 매뉴얼에 따라 차질없이 이행돼야 할 것이다. 전국의 다른 양돈 농가나 관련 사업장 종사자들은 정부의 방역 활동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내린 일시이동중지명령을 어겨서는 안 된다. 방역 및 신고요령을 숙지해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지체없이 방역 당국에 알려야 한다. 일반 국민들도 해외에서 불법 축산가공품을 들여오지 않는 등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 한순간 방심에 방역망이 뚫릴 수 있는 만큼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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