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구자탕(신선로), 골동면(비빔국수), 편육, 전유어, 전복초, 화양적….

서양에 문호를 열어젖혔던 대한제국 시기, 고종황제는 외국 국빈이 방문했을 때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서양요리가 나왔을 거라는 통념과 달리 이런 전통 음식을 대접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21일부터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에서 ‘황제의 식탁’ 특별전을 시작한다. 기획 전시 ‘황제의 의衣·식食·주住’를 하면서 지난해 황제의 복식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에 음식문화를 다루는 것이다.

대한제국 시기 황제의 탄일에 황제와 황족, 신하들이 먹었던 음식은 무엇인지, 서양식 연회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물과 함께 황실에서 사용한 그릇과 음식상 등의 유물을 전시한다. 대한제국 전통 연회 모습을 그린 병풍, 서양식 연회에서 사용한 그릇과 포크, 나이프 등과 함께 외국인들의 경험담을 덧붙여 당시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고종이 국빈들과 함께 먹었던 오찬의 메뉴가 공개된다.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가 국빈 자격으로 대한제국을 방문해 1905년 9월 20일 중명전에서 고종과 가진 오찬(사진)은 한식으로 구성됐다. 후식으로는 후병(떡), 약식, 생리(배), 포도, 생률(밤), 홍시 등이 나왔다. 이 메뉴판은 현재 미국 뉴욕공공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덕수궁관리소 고경남 사무관은 “통상 고종이 외국 공사들을 불러 만찬을 제공할 때는 프랑스 요리 등 서양식을 제공했다. 하지만 고종황제가 직접 외국 국빈과 식사할 때는 한식을 제공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연회에서 황제에게 진상한 음식과 황제가 외국 국빈에게 대접한 연회 음식을 유물 및 사진, 문헌 기록 등을 참고해 고증을 거쳐 재현했다. 전시는 11월 24일까지.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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