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정부 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무당층 포섭과 야권 연대로 ‘조국 정국’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당 차원에서는 ‘공정’ 가치를 내건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라는 기구를 출범시키며 조국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정부를 동시에 겨냥했다. 조국 사퇴를 고리로 뭉친 야당은 이번 주 안으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키로 했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공정을 구호로 내세우고 출범한 문재인 정권이 2년이 넘기 시작한 시점에서 위선과 가식에 감춘 탐욕과 불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한국당은 우리 사회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저스티스 리그를 구성하고 ‘공정으로 하나되는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을 세워 이를 실현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저스티스 리그가 추진할 중점 과제로 대입제도 전면 재검토, 국가고시제도 개혁, 공기업·공공기관 충원제도 개혁, 노조 고용세습 타파 등을 선정했다. 이를 위해 온·오프라인을 창구로 현장과 소통하고 관련 입법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기득권 정당의 이미지로 공정과 정의를 이야기하는 것이 설득력 없다는 비판에는 ‘오해’라고 반박했다. 정 의장은 “우리 당의 많은 구성원이 힘든 상황에서 열심히 살았고, 일부 공정하지 못한 경쟁 구조에서 책임을 지는 위치에 도달한 분들이 많다. 황교안 대표는 고물상집 아들이고, 조경태 최고위원은 자갈치시장 지게꾼 아들, 정미경 최고위원은 가난한 군인의 딸 출신”이라며 “한국당이 반칙과 특권을 누려온 집단으로 국민들에게 잘못 인식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반(反)조국 연대’는 수도권에서도 논의를 하고 있지만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전날 양당은 부산시당 차원에서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부산시민연대’를 결성했다. 한국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이은재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이혜훈 의원과는 연대를 논의했다”며 “다만 손학규 대표 측에서 반대하는 상황이라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정병국 의원은 “한국당 중진 의원과 관련 논의를 했지만 경기도당 측에서는 연대에 동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원내에서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조 장관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함께 제출키로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과 국정조사 요구서, 해임건의안 제출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번 주 중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해임건의안은 전략적 판단을 한 이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만나서도 공조를 논의했다.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은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서명이 필요해 75명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했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때 삭발했던 박대출 의원이 김 전 지사의 머리를 깎고 있다. 김지훈 기자

전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삭발한 데 이어 김문수 전 경기지사, 강효상 의원도 삭발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밤 서울 광화문에 모여 농성도 벌였다. 황 대표는 단식 3일차를 맞은 이학재 의원을 만나 “문재인 정권이 만들려는 나라가 이런 나라인지 묻고 싶다. 국민의 열망으로 이 의원이 단식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며 “한국당은 자유민주세력과 함께 반드시 조국을 끌어내리고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후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심희정 김용현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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