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돼지고기.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되면서 유통·외식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당장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가격 급등 사태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협하나로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에는 돼지열병 발생지역인 경기도 파주에서 들어오는 일부 상품에 대한 입고가 중단됐다.

하지만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는 비축 물량이 충분하고 전국 단위에서 돼지고기가 공급되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에는 이르지만 사태를 지켜보며 준비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동 중지 명령이 내려진 48시간 동안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뀔 여지가 있어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돼지열병이 확산된다면 대형 유통업체들은 미국·멕시코·스페인 등에서 수입육을 대량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황 변화를 지켜보면서 언제든 수입국을 정하고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 경매 가격은 일시적으로 요동쳤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062원으로 전날(4558원)보다 32.9%나 급등했다. 농협 관계자는 “대규모 도매 상인들이 물량 확보 차원에서 구매를 서두르다보니 가격이 오른 것일 수 있다”며 “현재 비축 물량이 충분해 당장 소비자가가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돼지고기 소매 가격도 급등할 수밖에 없다. 조류독감이 심각했던 2016년에는 닭고기 가격이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오른다면 최근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삼겹살 기준)이 100g에 2000원 안팎인데, 삼겹살 한 근(600g)을 사는데 2만원 이상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될 경우 소규모 외식업체들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문수정 이택현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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