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오하라 (12) 무명가수로 하늘의 별따기라는 TV에 출연

무대에서 공연하는 모습 본 방송 PD, 날 꼭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며 섭외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촬영 때 남편 이태웅씨가 흰 티셔츠에 그려준 오하라씨 모습. 남편의 사랑이 느껴진다.

현재 활동하는 가수는 많다. 그러나 이들 중 대중에게 알려지고 인기 있는 가수는 많지 않다. 그리고 무명 가수가 방송에 출연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행운이 찾아왔다. 앨범 낸 지 한 달여 만이다.

내가 무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한 방송국 PD가 보고 가방을 챙겨 나가는 우리 부부의 뒤를 급히 따라왔다. 그리고는 자신을 소개하며 명함을 주고 내 연락처도 받아갔다.

집에 TV가 없는 까닭에 그분이 담당하는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몰랐다. 남편이 인터넷 검색을 하고서야 MBC의 ‘사람이 좋다’는 휴먼다큐 방송이고 꽤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한다는 것을 알았다. 방송 시간도 50분이나 됐다.

그런데 우리를 더 놀라게 한 것은 그 다음날 일어났다. 전날 만났던 PD님과 카메라맨을 비롯해 몇 명이 ‘우르르’ 집으로 들이닥친 것이다. PD님은 우리 부부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는 우리 부부를 섭외하고 싶다고 했다. 결국 다음날부터 촬영에 들어갔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모두 정말 열심히 찍었다. 처음에 PD님은 내가 자기보다 어린 줄 알았다가 알고 보니 내 나이가 더 많은 걸 알고 누나라고 불러주며 편하게 대해 주었다.

예전에 TV를 볼 때는 그냥 단순히 재미로 편하게 봤다. 하지만 막상 내가 촬영 대상이 되고 함께 작업하면서 방송이란 게 쉽지 않은 일이란 걸 깨달았다. 한편으론 즐겁고 재미도 있었다. 가끔 촬영을 멈추고 쉴 때면 내 삶과 신앙 이야기를 늘어놨고 매번 나의 이야기에 빠져들던 PD님은 급기야 나를 오 교주님이라고 농담처럼 부르곤 했다.

촬영이 거의 끝나갈 즈음 남편은 아침 일찍 나를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지금 어디 가는 거야? 오늘은 촬영 안 하는 거야?”

남편은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뭔가를 숨기는 듯했다. 점심 때쯤 강원도의 한 바닷가에 도착했고 촬영팀도 와 있었다. 그곳에 모인 이유를 알고 나는 ‘울컥’ 감동했다. PD님이 우리 부부가 결혼식만 올리고 신혼여행을 못 다녀온 것을 알고는 신혼여행 촬영을 마련해 준 것이었다.

바닷가에 제일 예쁜 방에서 우리는 신혼여행 겸 촬영을 했다. 남편은 내 얼굴을 그린 흰 티셔츠를 선물로 주었다. 나는 볼 수 없기에 티셔츠에 그려진 내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남편을 향해 말했다.

“여보. 이 그림 속 나는 세상을 볼 수 있겠지?”

순간 눈물이 쏟아지고 남편은 나를 꼭 안아주었다. 촬영 일정을 모두 끝내고 PD님은 일주일 집에도 못 들어가고 편집에 매달렸다고 한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일한 덕분에 시청률도 좋았고 방송이 나간 뒤 나는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뻤던 일은 우리 방송이 연말에 큰 상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지금도 담당 PD님의 말이 기억난다.

“누나. 나는 무대 위에 있는 누나를 보는 순간 진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느낌이었어. 그래서 누나를 세상에 꼭 보여주리라 마음먹었지.”

지금 내 마음은 감사로 가득하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과 이 세상, 또한 이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바친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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