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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양무진] 평양공동선언을 이행해야 할 때다


멈춘 듯 보였던 한반도 평화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북·미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마치고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을 준비를 한 것 같다. 북·미 간 협상 재개를 이끈 핵심 동력은 무엇일까.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2차 북·미 정상회담, 극적으로 성사된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이 이뤄진 바탕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바로 남·북·미 정상이 공고하게 만들어온 ‘신뢰’이다. 신뢰 구축의 중대한 계기라 할 수 있는 ‘9월 평양공동선언’이 오늘로 1주년이 된다. 평양공동선언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명문화함으로써 북·미 간 대화를 진전시켰고, 남북관계와 북·미 대화 간 선순환 구도가 가능함을 증명했다.

JSA 비무장화, DMZ 평화의 길 조성, 한강하구 공동수로 조사 등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는 국민의 삶 속에 평화가 녹아드는 성과를 낳았다. 고성, 철원, 파주에 연이어 조성된 평화의 길에 벌써 1만3000여명이 찾아왔다고 한다. 지난 연말에는 우리 열차가 신의주와 두만강까지 약 1200㎞의 북녘 땅을 달리고, 개성에서는 철도·도로 착공식이 개최됐다.

하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또다시 소강국면을 맞았다. 남북관계 역사에는 언제나 부침이 있었다. 1주년을 맞이한 지금, 남북은 다시 평양공동선언으로 돌아가 상호 신뢰를 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북측 입장과 의도를 면밀하게 헤아리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최근 북측이 우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북·미 협상을 앞두고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간 남북관계의 진전은 북·미 관계와 선순환을 이뤄왔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평양공동선언은 ‘평화공동선언’이다. 제5항인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가 평양공동선언의 핵심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 모두의 숙원이고 그 숙원을 이루는 길에 국민의 뜻과 늘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남과 북은 평양공동선언 이행으로 ‘새로운 한반도’를 열어나가야 할 시점이다. 북·미 간 협상은 평양공동선언의 열매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평양공동선언에는 우리 민족의 희망이 담겨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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