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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남호철] 가을 여행


가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한낮에 내리는 햇볕이 순해지면서 가을의 징후를 드러낸다. 바람에 날리는 낙엽, 맑고 파란 높은 하늘…. 나무들이 황혼의 아름다움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이 들면 마음마저 온통 울긋불긋해진다. 선선한 가을바람에 무정(無定)하게 떠나도 좋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를,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곳을 찾아 떠나고 싶어진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에는 멀리 해외까지 갈 필요 없다. 지역마다 축제가 이어지고 가을여행주간까지 겹쳐 다양한 할인을 받으며 알찬 국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주간은 여름철 집중된 관광 수요를 분산하고, 국내 여행의 매력을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2014년부터 추진돼 왔다. 이번 가을여행주간은 지난 12일 시작해 오는 29일까지 이어진다. ‘취향 따라 떠나는 특별한 보통 날’이라는 표어(슬로건)에 맞게 특색있고 다양한 여행지를 추천하고 있다.

올해 추천 여행 유형은 ‘마을’이다. 장소 선정 전문가가 추천한 마을 여행지 20곳이 포함돼 있다. 마을여행단은 봄여행주간 동안 평균 95%가 넘는 높은 만족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가을 마을 여행단 신청 기간은 지났지만 개별적으로 여행해도 손색이 없다.

친구나 커플 등 ‘둘이 떠나기 좋은 취향 저격 마을여행지’로 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주마을이 소개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5일까지 해바라기축제가 열린 곳이다. 4만8000여㎡의 밭에 다양한 품종의 해바라기꽃 100만 송이가 노란 물결을 이뤘고, 이를 보려는 여행객이 대거 몰렸다. ‘인생샷’을 남기려는 연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적지 않았다.

전국 곳곳에 해바라기 마을이 많지만 이 마을은 특별했다. 주변에 들어선 공장들로 인해 주거 환경이 나빠지면서 쇠락해가던 마을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축제를 열어 인기 여행지로 변모시켰다. 마을 담벼락도 벽화로 깨끗하게 단장했다. 덕분에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서 수상하고 ‘성공한 마을 축제의 전형’으로 소개됐다.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도 지역별로 특색있는 콘텐츠를 활용한 지역 대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색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푸짐한 경품을 주는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돼 있어 ‘꿩 먹고 알 먹는’ 여행이 가능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숨은 여행지’도 가볼 만하다. 최근 개방한 인천 강화군의 소창체험관 및 조양방직, 강원도 삼척시의 용굴촛대바위길, 경남 사천시 사천바다케이블카와 9~10월에만 기간을 정해 문을 여는 서울의 창경궁 명정전, 경남 함양군의 지리산 칠선계곡이 대표적이다.

지자체들은 가을축제를 잇따라 열고 있다. 가을여행주간과 연계해 오는 20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전통시장 가을축제’에 관심이 쏠린다. 문화공연과 특가판매, 체험행사, 팔도장터 관광열차 운행 등 다양한 행사가 여행객을 기다린다. 참여 시장별 행사일과 특화상품 등에 대한 정보는 전통시장 가을축제 전용사이트 ‘시장愛’(www.sijanga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주 추석 연휴에 해외를 오간 여행객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대신 국내선 탑승객은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연휴 기간 국내선 이용객은 6.5% 증가한 반면 국제선은 5.9% 감소했다.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았던 연휴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맞선 일본 여행 자제 움직임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귀경길에 여행지에 들러 남은 연휴를 즐기는 ‘D턴족’, 부모님 등 어르신을 모시고 고향 근처 중소도시로 여행하는 ‘J턴족’ 등이 늘어나면서 국내 여행지가 활기를 띠었다.

국내에도 덜 알려져 한산하지만 매력이 넘치는 여행지는 많다. 여름철 성수기나 유명 여행지 중심의 여행 행태를 벗어나 나만의 취향에 맞는 곳을 찾는다면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다. 여행을 떠나자. 가을의 향연으로.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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