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오하라 (13) 설 무대 많지 않아 빚만 늘어… 가수 포기할까?

직장 그만두고 매니저 자처한 남편… 흔들릴 때마다 ‘좀 더 힘내자’ 격려

시각장애인 가수 오하라씨가 2015년 12월 대구 동성로에서 공연한 모습. 남편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다.

1집 앨범을 내고 불러주는 곳만 있으면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달려가 노래했다. 노래 홍보에 관심이 많았다. 힘들고 어려운 분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용기를 드리고 싶은 마음도 컸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많은 축제와 무대가 있었지만 무명 가수인 내가 설 무대는 많지 않았다. 그나마 작은 단체를 통해 선 무대에서는 예산이 적다며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받기 일쑤였다.

대부분의 여자 가수들은 남편이 직장을 다니고 있기에 돈벌이가 적더라도 부담은 없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는 남편 없이 전혀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 남편은 직장을 그만두고 오로지 내 가수활동을 도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 살림은 그야말로 말이 아니었다.

앨범을 내면서 진 빚과 매달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렸다. 빚이 점점 늘었다.

노래연습을 하다가도 이게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일인가 하고 자꾸 의문이 들었다. 내 마음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다.

‘노래 포기하고 다시 안마사로 일할까. 남편도 다시 일을 시작하면 모든 게 괜찮아질 텐데….

내가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남편은 마치 내 마음속을 들여다본 듯 이렇게 말했다.

“여보. 우리 좀 더 힘내자. 여기서 포기하면 안 돼. 당신 손을 잡고 고맙다며 나도 힘내겠다는 사람들을 생각해봐. 아직도 우리가 만나야 할 사람들이 많아. 우린 처음부터 유명세나 돈을 위해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잖아. 세상과 더불어 많은 사람과 함께 행복해지자고 결심하고 한 일이잖아.”

나를 안고 토닥여주는 남편의 어깨에 기대어 이내 불안감을 떨쳐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내 마음속을 희망과 용기로 채워넣었다. 누군가를 위해 다시 세상에 내놓을 그 희망과 용기를 말이다.

신앙인으로서 모든 것에 감사하려 노력했다. 누군가가 건네는 물 한 잔에도 감사했다. 그저 숨 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힘들 때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기도했다. 이렇게 살아서 기도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힘을 냈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더욱 감사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당신의 기적을 다시 한번 보여주셨다.

첫 증거가 2집 앨범을 낸 일이다. 평소에 잘 알고 지낸 가수분이 내게 어울리는 곡을 작곡했는데 아무 조건 없이 내게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요즘 ‘등대 오빠’로 활동 중인 가수 김선주씨였다.

내가 어려운 형편임을 알고는 앨범 작업에 필요한 것들을 지인에게 부탁해 도와주셨다. 그 덕분에 가수 데뷔 3년 만에 생각지도 못한 2집 앨범 ‘별빛 인생’이 태어났다.

별빛 인생은 국민응원가 같은 노래다. 유명인을 지칭하는 스타별이 아닌, 평범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노래 가사가 너무 좋고 사랑스럽다.

이 노래를 통해 많은 분께 사랑과 행복을 전하고 싶다. 주님께서도 그것을 바라고 내게 축복과 은혜를 주셨으리라 확신한다. 어두운 밤일수록 별은 더 빛난다. 우리 인생도 힘들고 막막할 때가 주님과 더 가까워질 때라고 생각하고 기도드린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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