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강소휘(왼쪽부터)와 박은진이 18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러시아와의 4차전에서 실점을 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FIVB 제공

일본전에 너무 힘을 뺀 탓일까. 주전들에 대거 휴식을 부여한 라바리니호가 ‘악연’ 러시아에 무기력하게 패하며 월드컵 3패(1승)째를 기록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9위)은 18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러시아(5위)와의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0대 3(18-25 27-29 12-25)으로 완패했다.

이날 경기는 러시아에 대한 설욕전 여부로 관심을 모았다. 한국은 지난달 5일 열린 도쿄올림픽 세계예선에서 러시아에 2-0으로 앞서다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믿기지 않는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인해 올림픽 직행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심지어 당시 수석코치였던 세르지오 부사토 현 러시아 감독이 경기 후 양손으로 눈을 찢는 인종차별 세리머니를 펼쳐 비난을 샀다.

한국은 지난 16일 숙적 일본에 승리하면서 이날 러시아전에서의 선전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라바리니 감독은 설욕을 포기하고 장기적 대회 운용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주포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이재영(흥국생명)과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에 모두 휴식을 줬다. 대신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강소휘(GS칼텍스)·박은진(KGC인삼공사) 등 그동안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이 출전했다.

젊은 선수들은 정상급 라이트 나탈리야 곤차로바와 레프트 크세니아 파루베츠, 센터 이리나 코롤레바 등 러시아 주전 선수들에 1세트부터 밀렸다. 상대 범실로 13점을 얻었음에도 공격에서 5득점밖에 올리지 못하는 빈공이 문제였다.

한국은 2세트에선 몸이 풀린 듯 러시아와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다. 세트 초반 강소휘의 빠른 백어택과 박정아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8-6까지 앞섰다가 역전을 허용했다. 시소게임 끝에 김희진의 강스파이크로 만들어진 27-27 상황에서 곤차로바가 2연속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3세트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상대의 강한 서브에 고전하는 동안 박정아, 강소휘, 김수지의 공격이 모두 러시아의 높이에 막히며 더블스코어를 넘는 점수 차로 세트를 내줬다. 블로킹(2-10), 서브 득점(3-7), 공격득점(33-43)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완패했다.

한국은 비주전들이 경험을 쌓는 동안 핵심 멤버들이 휴식을 취하며 19일 카메룬(17위)과의 경기에서 2승에 도전하게 됐다. 다만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랭킹 포인트가 높은 월드컵에서 모든 팀이 똑같은 일정을 소화함에도 마치 상대를 골라가며 경기에 임하는 듯한 모습은 프로답지 못하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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