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구조적 위험요인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 미만(0.98)인 유일한 초저출산 국가이고 고령화 속도도 제일 빠르다. 이런 위기감 속에 지난 4월 범정부적으로 결성한 인구정책태스크포스(TF)가 첫 결과물로 ‘인구 구조 변화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생산연령인구 확충, 절대 인구 감소 충격 완화, 고령인구 증가 대응, 복지지출 증가 관리 등 4대 분야 중 첫 번째 의제인 생산연령인구 확충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모았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년연장에 무게를 둔 정책 방향이다. 정부는 일본에서 도입한 ‘계속 고용제도’를 국내에도 도입해 고령자 고용 연장을 2022년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2013년 고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해 종업원이 희망하면 65세까지 정년연장, 정년 폐지, 재고용 세 가지 중 하나의 대안을 기업이 택해 사실상 만 65세까지 고용하게끔 의무화했다. 또 정년퇴직 이후에도 일자리를 원하는 장년층을 위해 이들을 계속 고용하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고령자 계속 고용장려금’을 내년에 신설한다. 정부가 사실상 정년연장을 공론화했다고 봐야 한다.

정년연장이 장기적으로 가야 할 방향인 것은 맞다. 하지만 추진에 앞서 전제돼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지금처럼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굳어진 상황에서 60세 이상으로의 정년연장은 소득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구조라면 고용 연장을 시행할 여력이 있는 직장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이다. 만성적인 이직과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에 정년연장은 남의 집 이야기일 뿐이다. 이미 심각한 청년 취업 길이 더욱 막히게 될 우려도 있다. 세대 간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호봉제 위주인 기업과 공공기관의 임금체계를 성과급이나 업무난이도와 요구되는 기술, 지식·경험 등에 따라 임금을 차등화하는 직무급제로 바꾸는 게 급선무다. 이러한 보수체계의 개편이 없이는 대부분 기업이 정년연장에 필요한 생산성 향상을 이루지 못하며 비용 증가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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