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수사와 검찰 개혁 번번이 충돌… ‘본인 위법’도 없다고 장담 못할 상황
거짓 해명은 없었는지부터 돌아보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된 지 불과 열흘 만에 임명 전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검찰 수사는 그의 일가를 넘어 조 장관을 직접 겨냥하는 상황에 근접해 가고 있다. 검찰 개혁은 법무부가 방안을 꺼낼 때마다 수사와 충돌하며 논란에 휘말린다. 임명 전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에서 내놓았던 해명은 상반된 사실이 속속 드러나 거짓말 공방까지 불거질 태세다.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없고 검찰 개혁이 너무나 중요해서 조 장관을 임명한다고 했는데, 자칫하다간 본인이 책임질 위법도 드러나고 개혁도 동력을 잃고 마는 사태가 벌어지게 생겼다. 애초부터 그럭저럭 잦아들거나 잊힐 문제가 아니었다.

조 장관 측 해명과 배치되는 수사 상황은 크게 세 가지다. 사모펀드 투자처를 몰랐다고 했지만, 5촌 조카가 그 투자를 좌우했고 조 장관 부인도 투자한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돈을 받는 등 개입된 사실이 드러났다. 부인이 투자 내역을 알았다면 직접 투자에 해당돼 조 장관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 논문을 고려대 입시 때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검찰이 압수한 입시문서에서 딸의 제출자료 목록에 논문이 포함돼 있었다. 부인의 동양대 컴퓨터에서는 아들의 진짜 표창장을 활용해 딸의 표창장을 만들어낸 정황이 발견됐다. 직인을 몰래 찍는 수준을 넘어 대놓고 위조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조 장관 취임 후 논란에 휩싸인 법무부 행보 역시 세 가지쯤 된다. 조 장관 일가 수사에서 검찰총장을 배제하려다 역풍을 맞았고, 검찰 인사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방침은 수사 통제 의혹을 받았으며, 피의사실 공표 관행을 개혁하려다 비난 여론에 부닥쳐 가족 수사 이후로 미뤄야 했다. 조 장관을 향한 수사의 칼날은 갈수록 예리해지고, 검찰을 겨냥한 개혁의 논리는 갈수록 궁색해지고 있다.

검찰은 검찰의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의 일을 하면 된다면서 임명을 강행했지만 그렇게 무 자르듯 할 수 없다는 게 열흘 만에 밝혀졌다. 일의 순서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임명 찬반이 극명하게 갈렸던 것처럼 수사와 개혁이 충돌할 때마다 지독한 국론 분열이 발생할 것이다. 지금은 검찰의 일을 앞세우는 것이 옳다. 충분한 수사로 조국 의혹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고 국민이 납득해야 개혁의 동력도 다시 확보될 수 있다. 지금 조 장관에게 더 중요한 일은 국민 앞에서 해명했던 내용이 사실에 부합했는지, 과연 책임질 문제는 없었는지 스스로 따져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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