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오른쪽)이 18일(한국시간) 벨기에 헹크와 가진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36분 데뷔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 프로축구 변방의 두 ‘영건’이 별들의 전쟁터를 폭격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투톱 황희찬(23)과 엘링 홀란드(19·노르웨이)가 그 주인공들이다. 잘츠부르크는 25년 만에 오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첫판에서 이들의 4골 합작을 발판으로 대승을 이끌었다.

황희찬과 홀란드는 18일(한국시간) 홈구장 잘츠부르크 스타디움으로 벨기에 헹크를 불러 가진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4-4-2 포메이션의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 6대 2 승리를 이끌었다. 황희찬은 결승골이 된 전반 36분 팀의 세 번째 골로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홀란드는 대회 사상 최초로 데뷔전에서 전반전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두 선수 모두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처음 뛰었다.

잘츠부르크는 전반 2분 만에 홀란드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황희찬은 그 뒤부터 진가를 발휘했다. 연달아 3개의 공격 포인트를 쓸어 담았다. 홀란드가 전반 34분과 전반 45분에 연속 골을 터뜨려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황희찬은 적재적소로 패스를 찔러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황희찬은 아예 챔피언스리그 데뷔골도 챙겼다. 전반 36분 동료 미드필더 즐라트코 유누조비치의 패스를 잡고 수비진을 무너뜨린 뒤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데뷔전부터 1골 2도움의 만점 활약을 선보인 것이다. 황희찬은 박지성(은퇴)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 이어 챔피언스리그에서 골맛을 본 세 번째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세리머니 후 동료 공격수 엘링 홀란드가 밝게 웃으며 황희찬에게 달려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황희찬 이상으로 돋보인 것은 바로 홀란드의 가공할 득점력이다. 챔피언스리그 데뷔전 해트트릭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라울 곤잘레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웨인 루니 등 8명만 보유한 진기록이다. 이중 전반에만 3골을 넣은 선수는 홀란드가 유일하다.

2000년생인 홀란드는 지난 6월 막을 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도 이름을 떨쳤다. 당시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만 무려 9골을 넣으면서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194㎝의 큰 키에 킥도 정확해 헤딩골과 필드골을 모두 노릴 수 있는 만능 공격수다. 리그에서도 홀란드의 화력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이번 시즌에 7경기 연속 득점에 해트트릭만 3차례나 했다. 리그에서는 11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여기에 도움 1위인 황희찬(6어시스트)의 조력을 받아 득점력이 더욱 날카로워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당초 잘츠부르크는 E조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리버풀(잉글랜드), 나폴리(이탈리아)에 비해 약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두 영건의 활약으로 잘츠부르크는 본선 개막일인 이날 경기를 가진 16개 팀 중 가장 많은 골을 넣고 E조 선두에 등극,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황희찬과 홀란드의 활약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스포츠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두 팀 최고 평점인 10점 만점을, 홀란드에게 9.5점을 각각 부여했다. 홀란드는 경기를 마친 뒤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잘츠부르크의 반란을 예고했다.

황희찬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얼마나 멋진 성과인가. 계속 전진하자. 많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독일어와 영어로 남기며 기쁨을 드러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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