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조국 법무부 장관(왼쪽부터)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법 개혁 및 법무 개혁 당정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당정은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강화하는 공보준칙 개정안을 조 장관 가족 사건이 종결된 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아래 사진은 자유한국당 황교안(오른쪽 세 번째) 대표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을 마친 이주영 의원의 옷을 털어주는 모습. 심재철(오른쪽) 의원도 함께 삭발했다.최종학 선임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릴레이 삭발’이 이어지고 있다. 5선 중진인 이주영, 심재철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삭발이 한국당 대여 투쟁의 상징이 된 모양새다. 이 의원은 현재 국회부의장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2016년 2월 테러방지법 표결을 막기 위해 8일 동안 이어간 본회의장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연상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집권 3년차를 맞은 정부·여당에 맞서 야당의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당은 18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 의원과 심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삭발했고, 차명진 전 의원도 같은 장소에서 삭발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국민 상식이라는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면 정권 퇴진이 답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과 조 장관의 뻔뻔함에 분노한다. 온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일궈놓은 대한민국을 위선에 가득 찬 좌파 세력에게 더 맡겨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박인숙 의원이 시작한 삭발 릴레이는 16일 황교안 대표, 17일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강효상 의원이 이어갔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도 19일 삭발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학재 의원은 이날로 4일째 국회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삭발로 표출된 야당의 대여 투쟁이 박근혜정부 당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투쟁과 닮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치적으로 문제 해결에 실패한 야당이 최후 수단으로 여론 환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당시 민주당은 결과적으로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지 못했지만 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대 총선에서도 원내 1당으로 올라섰다.

다만 극단적인 투쟁이 피로감을 더한다는 지적도 있다. 제1야당이 삭발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삭발 같은 극단적인 방법은 국민 지지를 받기 어렵다”며 “필리버스터 정국 때보다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다른 투쟁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삭발 투쟁은 정치가 작동을 안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며 “사태의 책임은 여당에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야당 의원들의 릴레이 삭발이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내년 총선 공천 때 상대적으로 불리한 중진 의원들이 삭발에 나선 것을 두고 공천 눈도장을 찍기 위한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천받기 어려운 순서대로 삭발하는 것 같다”며 “조국 정국을 자기 정치를 위해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조 장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국정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여야 교섭단체 대표 의원이 협의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조사계획서를 본회의에 제출, 의결(출석의원 과반 찬성)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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