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의 여진이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천 기조도 흔들고 있다. 이번 사태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음이 재확인되면서 의원 출신 장관의 총선 불출마 여부가 논란이 됐다. 조 장관을 통해 기득권이 된 386세대의 민낯이 드러나며 떠오른 ‘386세대 교체론’을 두고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총선 불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보도로 종일 뒤숭숭했다. 유 부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출마, 불출마를 결정해 이야기할 시기도, 상황도 아니다”며 “제 거취는 임명권자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도 주변에 출마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그럼에도 이런 관측이 나오는 건 이들의 후임 국무위원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최근 청와대에서 검증이 진행 중이던 교육부 장관 후보 대상자가 조 장관 아내가 기소되는 것을 보고 결국 고사했다고 한다. 김 장관은 지난 3월 최정호 당시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낙마한 뒤 계속 장관직을 수행 중인데 청와대에서 수십 명의 후보자를 검토했음에도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선 유 부총리와 김 장관의 총선 출마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런 청와대 기류가 당에 전해지자 당사자 의사와 상관없이 ‘총선 출마다’, ‘불출마다’ 하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며 혼선이 빚어졌다. 급기야 이례적으로 이재정·이해식 대변인 명의로 “유은혜·김현미 총선 불출마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는 문자가 출입기자단에 통지됐다.

당에선 또 조 장관 임명 강행으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내년 총선의 인물 교체 폭을 키우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소속 의원들에게 총선 불출마 의사를 알려 달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3선 이상 중진 및 386세대 용퇴론이 대두했다. 여기에 친문재인계 인사들의 불출마 소식이 더해졌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추석 전 이해찬 대표에게 불출마를 표명했고,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했다.

당사자인 386세대 의원들은 공개적인 불만 표출은 삼가고 있지만 내심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조 장관 사태를 계기로 386세대에 대한 젊은층의 반대 기류가 있는 건 알지만, 이를 앞세워 인위적으로 공천을 배제하면 되느냐”고 말했다.

당내 분위기가 심상찮자 이 대표가 수습에 나섰다. 이 대표는 당 의원 워크숍에서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이상한 뉴스들이 있는데 그런 것에 흔들리지 마시고 당은 민주적으로 객관적으로 총선까지 잘 운영할 것임을 의원님들께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그 누구에게도 불출마를 권유한 적이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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