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 우리 시대의 ‘답’ 될 수 있나

팀 켈러·앨빈 플랜팅가에게 듣는다


복음의 핵심인 예수의 구속사(救贖史)에는 처녀 임신, 부활 등 현대인이 곧이 믿기 힘든 초자연적 내용이 다수 등장한다. 이런 면에서 기독교 신앙은 지식의 첨단을 걷는 이들에겐 어울리지 않는 ‘철 지난 옷’처럼 보인다. 기독교를 비이성적 종교로, 기독교인을 ‘맹목적 광신도’로 치부하는 무신론자의 반론도 거세지는 형국이다. 우리 시대에 기독교 신앙은 정말 믿을 만하며, 나아가 인류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뉴욕 리디머장로교회 설립자 팀 켈러 목사와 기독교 철학의 대부 앨빈 플랜팅가가 답했다.

팀 켈러의 인생 질문/팀 켈러 지음/윤종석 옮김/두란노


저자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뉴욕의 ‘하버드 클럽’ 조찬모임에서 강연한 내용을 엮어 만든 책이다. 두 곳 강연의 참석자는 교육 수준이 높고 사회에서 성공한 정·재계 및 문화계 주요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기독교에 회의를 품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삶의 의미를 찾고 인생 문제에 해답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복음을 정답으로 제시한다. 또 예수를 역사적 인물이나 인류의 스승을 넘어 구주로 고백할 때 비로소 삶이 변화됨을 역설한다.

이를 논증하기 위해 저자는 예수를 만나 삶이 변한 성경 인물과 그분의 주요 사건에 현 시대사조와 문제의식을 접목한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고 말한 나다나엘을 보며 기독교라면 일단 조롱하고 멸시하는 현대인을 투영한다. 그러던 나다나엘은 예수와 대화하고서야 편견을 접고 비로소 그를 메시아로 인정한다. 지식과 종교에서 만족할만한 답을 찾지 못했던 회의론자가 예수에게서 진리를 발견한 것이다.

당대 주류와 비주류를 각각 대표한 니고데모와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에선 계층에 관계없이 내면의 공허를 채우는 예수의 능력을 소개한다. 세례 후 광야에서 시험을 받은 예수의 사례를 들어 권선징악적 세계관을 넘어선 초자연적 악이 있음을 말한다. 비합리적 계시 ‘수태고지’를 ‘정직한 의심’을 품고 이해하려 했던 마리아처럼 이성으로 기독교를 저울질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인간은 전적으로 객관적이지 않음을 인정하고, 편견을 걷어낼 수 있도록 예수께 도움을 청하라는 저자의 제안은 의미심장한 동시에 합리적이다. ‘21세기의 CS 루이스’란 평가에 걸맞게 복음을 쉽고 선명하게 전달한다.

지식과 믿음/앨빈 플랜팅가 지음/박규태 옮김/강영안 해설/IVP


저자를 수식하는 표현은 무척 화려하다. ‘유신론 철학’에 관한 학문적 공로로 종교계의 노벨상인 템플턴상을 수상하고 인문학 분야에서 저명한 기포드 강좌에서 두 차례 강연했다. 타임지는 ‘정통 개신교 유신론 철학자’로 평했다.

책은 리처드 도킨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 현대판 무신론자의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기독교 믿음이 비합리적이며 지성인이 보기에 순 엉터리’란 이들의 주장을 세밀히 분해해 분석한다. 이들의 문제 제기에 답하기 위해 이매뉴얼 칸트와 존 로크 등 철학자의 이론을 들어 기독교 믿음의 실존과 합리성, 증거 여부 등을 논증한다.

아울러 ‘기독교 신앙은 환상’이라 평한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종교적 믿음은 인지 능력의 오작동’이라고 말한 카를 마르크스의 주장을 토마스 아퀴나스와 장 칼뱅의 이론으로 논박한다. 아퀴나스와 칼뱅의 이론에 따르면 하나님을 비합리적으로 보는 이들이야말로 인식적 오작동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인간에겐 누구나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신성의 감각’, 즉 신 의식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구소련에서 마르크스주의자가 기독교를 뿌리 뽑으려 70년간 애썼지만 결국 실패한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일각에선 이 같은 주장이 ‘근본주의자의 구닥다리 이론’으로 비난받을 것이라 우려한다. 그럼에도 이를 강조하는 건 기독교 신앙은 인지 과정이 아닌 초자연적 성령의 역사로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도킨스 등의 주장과 달리 신자의 모든 인지 능력이 제 역할을 하면서도 기독교 신앙을 유지할 수 있다. 저자는 역사적 성경비평, 종교다원주의, 만연한 온갖 악행이 기독교 신앙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 이유도 상세히 짚는다.

책은 저자의 ‘보증 3부작’의 완결판인 ‘보증된 기독교 믿음’을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요약해 내놓은 것이다. 여러 철학이론과 논증이 다수 나와 단숨에 읽히진 않지만, 기독교 신앙의 철학적 근거를 치밀하게 채우는 데 도움을 준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