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운집 홀리위크 불씨는… 달동네 작은 기도모임이었다

최상일 목사의 ‘민족의 예배를 회복하라’ <1>

서울광장에서 지난해 10월 열린 홀리위크 집회 참석자들이 간절히 찬양하고 있다. 2010년 시작돼 올해 10주년을 맞는 홀리위크는 다음 달 7일부터 충남대 백마홀과 서울 예광교회, 충만한교회, 신림감리교회 등에서 열리며 13일 서울광장에서 마무리 집회를 갖는다.

2018년 10월 28일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광장에 수천명이 운집했다. ‘캠퍼스에 다시 복음을, 광장에 다시 예배를, 대한민국에 다시 부흥을’이라는 모토로 그달 22일부터 부산 광주 대전에서 ‘2018 홀리위크’가 열렸다. 그리고 마지막 날 예배를 장식하기 위해 수천명이 모인 것이다.

광장에 교회, 기독 단체, 기업들의 부스가 차려졌다. 홀리위크는 거리 예배자들이 한데 모여 버스킹축제를 가지며 시작됐다. 복음, 다음세대, 부흥이라는 세 가지 주제 아래 찬양과 공연, 말씀과 기도가 어우러진 예배가 광장에서 진행됐다. 찬양이 울려 퍼지자 교파를 초월해 어린아이부터 장년까지 세대가 하나 돼 예배하기 시작했다.

무대에 서는 유명 연예인도 자신의 인기를 내려놓고 겸손히 찬양을 올려드렸다. 투쟁과 음란의 해방구가 됐던 서울광장에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이 높여진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가 회중 가운데 강력하게 임했다.

참석자들은 추운 날씨였지만 3시간 30분 동안 예배 자리를 꿋꿋이 지켰다. 마지막 기도시간엔 많은 청년이 무대 위에 올라와 나라와 민족을 위해 눈물로 기도했다. 무릎을 꿇고 자신의 인생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들이 거룩한 선언과 결단을 담은 12가지 기도문을 합독하며 마무리됐다.

많은 사람이 “전국의 광역 도시와 서울광장에서 대형집회를 열었는데 대형교회 목회자와 큰 교단 및 단체가 재력과 조직력을 지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광장 집회 하나를 준비하는데도 막대한 예산과 동원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질문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이 엄청난 하나님의 역사는 대형교회와 교단, 단체가 아닌 2005년 겨울 작은 기도 모임에서 시작됐다.

미국 알래스카에서 4년간 선교사역을 하고 2005년 12월 돌아왔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주 목요일 저녁 서울 관악구 신림사거리에서 찬양하고 전도하는 청년들이 있었다.

내가 부교역자로 사역하던 서울 예광감리교회 청년들이 중심이 됐다. 그 청년들과 매주 함께했다. 담임목회를 나간 이후에도 2009년 가을까지 5년 동안 거르지 않고 거리에서 예배했다.

찬양을 하다 보면 또래 청년들이 지나가면서 신기하게 쳐다봤다. 술에 취한 사람이 다가와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격려의 뜻으로 음료수를 놓고 갔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며 기타를 쳤다. 매주 거리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찬양을 올려드린 것이다.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전국을 누비며 대한민국의 예배 제단을 세우는 시작점이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2007년 겨울 청년수련회 주제가 ‘부흥은 겸손한 자들에게 주신다’는 것이었다. 나는 설교를 준비하면서 몇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성령님은 인격적인 분이시라는 것과 부흥은 우리가 아닌 성령님이 하시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성령님은 우리가 겸손할 때 임하신다는 것이었다.

“성령님을 초청합니다. 우리의 깨지고 상한 심령에 임하소서.” 그렇게 시작된 기도회에 정말 성령께서 임재하셨다. 기도회 인도자였던 나도 마이크를 내려놓고 강단을 향해 무릎 꿇고 같이 기도했다. 그래서 인도자는 없었다. 아니 인도자는 성령님이셨다.

한 사람 한 사람을 긍휼히 여기시고 상한 심령을 안아주시는 성령님의 마음이 강하게 부어졌다. 임재의 무게가 너무 강해 청년들이 바닥에 쓰러져 기도했다. 이때 부흥을 갈망하는 마음이 강하게 부어졌다. 당시 나는 집회를 마치고 그날의 감동을 이렇게 블로그에 남겨뒀다.

“작은 고을에서 인류의 구원역사가 시작한 ‘베들레헴 코드’. 서울에서 가장 가난하고 교통도 불편한 난곡동, 좋은 학벌도 직업도 없고 등록금조차 없어 휴학해야 하고 90% 이상 불신자의 가정에서 핍박받는 우리 청년들이다. 하지만 그런 우리를 선택하셔서 놀라운 말씀의 비밀을 허락하시고 성령의 은혜를 부어주시는 것은 정말 은혜다.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 이 난곡동의 청년들이 민족과 열방을 품는다고 하면 누가 관심이나 갖겠는가. 웃지나 않으면 다행이겠지. 그러나 하나님은 반드시 베들레헴 코드로 이루실 것이다. 아직 1904년 웨일스 부흥이나 1907년 평양 대부흥과 같은 부흥은 시작되지 않았다.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우리 청년들이 부흥의 씨앗이 될 것이다. 하나님이 이미 준비를 시키고 계시므로….”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최상일 목사
약력=감리교신학대학교 및 대학원 졸업. 알래스카 선교사, 감신대 영성수업 지도교수 역임, 현 서울 은정감리교회 담임목사, 서울기독청년연합회 및 홀리위크 미니스트리 대표. 시집·음반 ‘미친(美親)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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