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18일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가 횡령한 회삿돈 수십억원 가운데 10억원을 조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건넨 정황이 검찰 수사 결과 포착됐다. 조씨가 실질 운영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지분을 사들인 조 장관의 처남은 컨설팅 명목으로 매달 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들이 조 장관 부부의 ‘사모펀드 형식을 활용한 직접 투자’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는 물론 조 장관에 대해서도 공직자윤리법 위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의 자금이 코링크PE 설립 자본금과 유상증자에 동원됐다는 점은 이미 조씨의 진술로 드러난 상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씨가 더블유에프엠(WFM)에서 횡령한 자금 가운데 10억원가량이 지난해 8월 정 교수 측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검찰은 이 자금 흐름이 정 교수의 코링크PE 설립 및 주식 취득을 위한 대여금 회수 성격이 아니었는지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 사이에 조씨에게 5억원을 대여했고, 이 돈은 코링크PE의 설립에 쓰였다. 조씨처럼 정 교수의 돈을 빌렸던 정모씨는 이례적으로 높은 가격에 코링크PE 주식을 취득했는데, 검찰은 코링크PE 측으로부터 매월 800만원을 받아왔다는 단서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들이 결국 조 장관 부부의 ‘직접 투자’를 방증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조 장관 부부가 조씨의 투자·운영 계획을 들은 뒤 사모펀드에 출자했다면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해석이다. 고위 공직자가 친인척 운용 펀드에 가입한 건 사실상 “이 주식을 사라”고 관여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지적이다. 조씨도 이 같은 출자가 의혹을 부를 수밖에 없는 형태임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해외 도피 중 “정체가 드러나면 이해충돌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법조계는 결국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 조사를 받는 전례 없는 상황이 다가왔다고 관측한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애초부터 이번 수사의 초점은 공직자윤리법이 금지한 ‘직접투자’가 사실상 행해졌는지 여부였다”며 “조 장관은 지난달 검찰의 첫 압수수색 당시부터 사실상 피의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팀에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 소속의 중견 검사가 파견되는 등 ‘사모펀드 수사’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검찰은 이날 조씨는 물론 이상훈 코링크PE 대표, 조 장관 일가의 자산관리인이던 한국투자증권의 프라이빗뱅커(PB) 김모씨를 일제히 불러 조사했다.

조 장관은 이미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6일 조씨의 구속전 피의자심문 일정을 알리면서 죄명 가운데 공직자윤리법 위반이 있다고 밝혔다. 법원이 곧 ‘전자적인 업무 착오’라고 정정했지만, 앞서 발부된 체포영장에는 조씨의 죄명 중 공직자윤리법 위반이 포함됐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한편 정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의혹이 사실인 양 보도가 계속 이어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법원에서 소상하게 밝힐 것이고 재판과정에서 진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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