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도버해협은 영국해협의 동쪽 끝에 위치해 있다. 대서양에서 북해나 발트해로 갈 때 이곳을 지나지 않으려면 스코틀랜드 북쪽으로 우회해야 하는데 바닷길이 멀고 험하다. 이 때문에 도버해협은 전 세계에서 통행량이 가장 많은 해상교통로 중 하나다. 하루 평균 600척의 대형 선박과 200척의 페리호가 오간다.

도버해협의 가장 폭이 좁은 곳은 33㎞에 불과하다. 한국과 일본을 가르는 대한해협의 50㎞보다 짧다. 맑은 날에는 반대쪽 해안을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짧은 거리에 영국과 유럽대륙을 건너 다닐 수 있는 도버해협 횡단은 수영 애호가들의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다. 1875년 8월 26일 영국 군인 매튜 웨브가 21시간45분 만에 이곳을 수영으로 건너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아시아의 물개’라 불렸던 아시안게임 수영 금메달리스트 조오련(2009년 사망)도 1982년 8월 28일 9시간36분 만에 횡단에 성공했다.

여성으로는 미국 수영선수 거트루드 에덜리가 1926년 처음으로 도버해협 횡단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녀는 56㎞를 자유형으로 14시간34분에 완주해 당시까지 남자들이 세운 최고 기록을 28분이나 앞당겼다. 그러나 심한 체력소모 후유증으로 청력을 잃고 말았다.

‘영국해협의 여왕’이라 불리는 영국 여성 앨리슨 스트리터(55)의 도전도 놀랍다. 수영선수 출신도 아닌 그녀는 1982년 첫 도전 이후 43차례나 수영으로 도버해협을 건넜다. 남녀 통틀어 최다 횡단 기록이다. 1990년에는 쉬지 않고 34시간40분을 헤엄쳐 해협을 세 번 건넌 기록도 갖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 출신 여성 사라 토머스(37)가 54시간 만에 영국해협을 네 번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스트리터를 비롯해 4명이 세 번 횡단한 적은 있었지만, 네 번은 처음이다. 원래 거리는 130㎞였지만 강한 해류에 밀려 실제로는 210㎞를 헤엄쳐야 했다.

그녀는 2017년 11월 유방암 진단을 받아 항암치료를 받아 왔는데 수영도 암 극복을 위한 것이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네 차례 횡단에 성공한 뒤 그녀는 유방암 환자들에게 영광을 돌렸다고 한다. 여성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놀라운 도전이 계속되기를 기원한다.

김의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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