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오하라 (14) 장애인 합창단과 협연하며 ‘더불어 삶’ 깨달아

아름다운 화음으로 어우러지는 합창처럼 모두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행복 나눠야

지난해 9월 경기도 평택 남부문예회관에서 장애인합창단인 ‘푸른날개합창단’과 협연 모습. 청각 지체 장애 등 다양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합창을 통해서 하나가 됐다.

나는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짓고 싶진 않다. 하지만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아픔 때문일까. 장애인들을 만나면 좀 더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2018년 그런 내 마음을 더욱 아련하게 만드는 여러 장애인을 만났다. 바로 경기도 평택 최초의 장애인합창단인 ‘푸른날개합창단’이다. 2017년 12월 창단한 푸른날개합창단은 청각 시각 지적 발달 지체 장애인과 비장애인 4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합창단 창단공연에 함께 연주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나는 장애인 합창단임을 알고 흔쾌히 함께하기로 했다.

공연 전 찾아간 연습실, 그곳에서 정말 아름다운 분들을 만났다. 말을 할 수 없기에 노래할 수 없는 청각 장애인분들과 말을 정확히 할 수 없는 지적 장애인분들이 함께했다.

청각장애인들은 수화로 합창을 했다. 발음이 어눌한 분들도 열심히 노래했다. 우리는 하나가 됐고 최선을 다했다. 합창단은 ‘보리밭’ ‘고향의 봄’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경복궁타령’, ‘아리랑’ 등 민요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했다.

이후 합창단장의 권유로 부지휘자 겸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간혹 지휘자가 바쁜 일정으로 연습시간에 나오지 못할 때면 부지휘자인 내가 합창연습을 지도한다. 단원들을 전혀 볼 수 없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도 부족한 나의 지도에 아주 열심히 최선을 다해, 오히려 내게 힘내라는 응원까지 보내는 그분들의 따뜻한 사랑에 내 마음은 벅찬 감동으로 가슴 저린 행복이 밀려오곤 한다.

내가 이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고 싶은 마음에 함께하려 했었는데 오히려 내가 격려와 응원 속에서 더 많은 사랑과 용기를 얻고 있다. 날로 실력이 늘어가는 단원들을 보며 나 또한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이분들이 곧 나의 스승이나 다름없음을 깨닫곤 한다.

또한 많은 단원이 교회에 다니기에 우리 합창은 곧 찬양과 다름없다고 느끼고 있다. 우리 모두를 협력하는 가운데 하나가 되게 하시니 이것이야말로 기적이라고 믿는다.

처음엔 도무지 맞지 않는 화음이었다. 박자를 맞추지 못해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조바심이 들었다. 하지만 연습시간이 늘어나고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화음은 어우러지고 아름다운 색깔로 빚어졌다. 날이 갈수록 서로를 대견하게 여기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합창하면서 깨달은 점이 많다. 모두가 함께하는 연주이기에 나 혼자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나 한 사람 실수가 합창단 전체에 끼치는 피해가 크기에 늘 조화롭게 해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리 사는 이 세상도 이런 합창과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배려하고 이해하며 서로 돕고 더불어 행복을 나누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흔히 사람들은 이 세상을 ‘약육강식’이나 ‘아귀다툼’ 세상이라 표현한다. 하지만 내가 느끼고 경험하는 세상은 우리 푸른날개합창단처럼 밝은 희망이 있음을 믿는다.

아름다운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맑고 환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크리스천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각자의 자리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마음껏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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