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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친구들 위로와 기도, 가장 신나는 일”

폐암 수술 받고 ‘유튜브 기도회’ 여는 김동호 목사

암 투병 중인 김동호 목사가 18일 서울 성수동 PPL(People & peace Link)재단 이사장실에 5개월 만에 출근해 차를 마시며 활짝 웃고 있다. 아래는 김 목사가 온라인으로 방송하는 ‘날마다 기막힌 새벽’ 영상 화면.

폐암 진단. 죽음이 코앞에 다가왔다. 수술을 받고 유튜브를 시작했다. 힘겨운 항암치료 중에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와 같은 암 환자들이 그의 설교를 듣고 함께 찬송가를 부르고 뜨겁게 기도한다. '고지론'을 설파하고 '배워서 남 주자'를 외치던 김동호(69) 목사가 유튜버에서 암 환자들을 위한 목회자로 돌아왔다. 그는 "평생 해온 일 중에 가장 신나는 일"이라고 했다.

18일 김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성수동 PPL재단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지난 5월 2일 폐암 발병 사실을 공개하고 이튿날 수술을 받은 뒤 5개월여 만에 처음 출근한 날이었다.

푹신한 소파에 깊숙이 앉은 김 목사는 머리가 희게 세었다. 4차례 항암치료를 끝내고 몸무게를 조금 회복했다지만 7㎏이나 모자라 야위어 보였다. 목도 조금 잠겼다.

인터뷰를 시작하니 점점 몸이 다가왔다.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두 손을 모으고 활짝 웃었다. 인터뷰를 마치고는 야구모자에 선글라스를 쓰더니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 그는 여전히 현역이었다.

"(유튜브는) 멋모르고 시작했어. 수술하고 첫 항암치료 받고 거의 보름 동안 구토가 심해서 제대로 앉아 있기도 힘들 때 멋모르고 시작한 거야."

폐의 20%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뒤 병실에서 이사야 40장 1절을 읽고 다짐했다. "내 백성을 위로하라(Comfort My People·CMP)".

'암 환자와 가족도 하나님에게는 내 자식, 내 새끼다. 그분들을 위로하는 일, 같은 암 환자로서 투병하고 있는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다.'

김동호 목사가 온라인으로 방송하는 ‘날마다 기막힌 새벽’ 영상 화면.

그는 "종일 암과 죽음을 생각하고 매달리게 되는 암 친구들에게 말씀과 기도와 찬양으로 하나님의 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어서 작심하고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매일 새벽 6시에 열리는 유튜브 기도회의 이름은 '날마다 기막힌 새벽'이다.

첫 촬영은 경기도 양평의 황토방에 앉아 휴대전화 카메라 앞에서 시작했다. 혼자 성경 한 구절을 읽고, 설교하고, 반주 없이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면 20~30분의 '방송'이 끝난다. 가끔 개 짖는 소리가 들리고 전화벨이 울리기도 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휴대전화가 꺼지기도 한다. 구토가 쏠려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새벽 6시 영상이 올라오면 몇 시간 만에 조회 수가 1만회를 넘어간다. 하루에 5만명 가까이 본다. 김 목사가 '암 친구'라고 부르는 환자와 가족들이 힘을 얻는다는 댓글이 많다. 댓글을 거의 다 확인한다는 김 목사는 "은혜받는다는 댓글을 확인하며 내가 더 큰 힘을 얻는다.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가 가장 큰 항암제"라고 했다.

유튜브와 함께 암 환자와 가족을 초대해 여는 힐링 콘서트도 시작했다. 함께 노래하고 웃고 박수 치자는 취지다. 6월과 7월에 열었고 8월은 휴가철이라 쉬었다가 이번 달은 21일 오후 2시 서울 성수동 성락성결교회에서 개최한다. CMP라고 이름 붙인 콘서트는 매달 열 작정이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내게 맡겨주신 마지막 사역이라고 생각하고 죽는 날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에서는 영상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홈페이지나 유튜브에서 확인하세요.)


글·사진=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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