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지훈 기자

1990년 11월 15일 경기 화성시의 한 야산. 화성연쇄살인사건의 9번째 피해자가 발견된 이곳에 표창원(사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었다. 표 의원은 당시 화성경찰서 소속 기동대 소대장이었다. 그로부터 29년이 지났지만 당시의 참혹했던 현장은 표 의원에게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20년 넘게 증거물을 보존해준 수사팀에게 놀랍고 고맙습니다.”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표 의원은 끝까지 사건을 놓지 않은 경찰에 가장 먼저 감사를 전했다. 표 의원은 “과거 범행 현장을 본 순간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제 삶 전체를 압도하는 부채(負債)같은 사건이 됐다”며 “진범을 잡지 못해 자괴감을 느꼈던 경험과 기억이 생생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검거된 용의자 이모씨가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표 의원의 과거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표 의원은 “진범은 죽었거나 복역 중일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표 의원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중단될 수 없는 범죄였는데 91년 이후로 유사한 범죄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그렇다면 가능성은 세 가지였다. 죽었거나, 복역 중이거나, 범죄 수법이 잔혹해서 발견이 되지 않거나. 마지막이 가장 두려운 시나리오였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이씨가 혐의를 부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94년 처제를 살인한 혐의로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이 선고됐기 때문에 가석방을 노릴 수 있어서다. 표 의원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은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이어서 실질 처벌로 이어지지는 못해도 추가 범죄가 인정된다면 가석방 배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1급 모범수로 생활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표 의원은 “세상에 다시 나와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이란 것을 들키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하고 싶은 마음을 간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보강수사를 통해 이씨의 알리바이, 범행 수법의 동일성 등을 밝혀낸다면 충분히 진범으로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공소시효 소급 적용에 대해서는 “아무리 충격적 연쇄살인이라 하더라도 공소시효 배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현 신재희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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