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새로운 방법론’을 언급했다. 해임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그의 접근법인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의 리비아 모델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 모른다”고 했다. 어떤 방법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북한이 거듭 요구해온 ‘새로운 계산법’과 연결될 수 있는 표현이었다. 이 발언은 장기간 정체돼온 북·미 협상의 재개를 목전에 둔 시점에 나왔다. 이달 들어 북한의 대화 복귀 제안→트럼프의 볼턴 해임→북한 외무성의 체제 보장과 제재 완화 주문→트럼프의 새로운 방법론 언급이 이어졌다. 북한이 연말까지로 설정한 대화 시한과 미국 대선 일정도 맞물려 있어 이르면 다음 주에 실무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대화를 앞두고 이견을 좁혀가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7개월간의 답보 상태는 북·미 협상은 물론 남북관계에도 큰 악영향을 미쳤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반드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새로운 계산법 또는 새로운 방법론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비핵화의 공식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음을 뜻한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하고 국민이 동의한 방식은 핵 동결을 넘어선 완전한 비핵화이고, 실행 과정과 결과가 검증돼야 하며, 북한의 확실한 행동과 반대급부가 병행하는 것이었다. 북한은 제재 완화를 요구하면서 폐기할 핵시설은 일부만 테이블에 올리는 등 확실하지 못한 행동을 보여 하노이 회담이 결렬됐다. 타협은 필요하지만, 방법론이 어떻게 바뀌든 완전한 비핵화란 목표가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백악관과 소통을 강화하며 미국 측 기류 변화를 주시해야 할 때다.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북·미 협상에 맞춰 한·미 동맹의 목소리를 조율할 기회가 적시에 마련됐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회담이다.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노골화한 터라 더욱 그렇다. 북·미 대화를 비핵화 원칙에 입각해 긍정적 방향으로 견인하는 외교력이 필요하다. 협상 테이블에는 북한과 미국이 앉겠지만 합의문에는 우리 목소리가 담길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은 최근 남북 교류를 거부한 채 남쪽을 향해 말폭탄에 가까운 원색적 비난을 퍼부어 왔다. 그런 태도를 바로잡는 지름길 역시 한·미 외교에 있음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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