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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에는 ‘풀림’이 스며 있습니다. 서양음악 오케스트라 마지막은 “짠, 짠, 빠빠빠 밤!” 하며 끝나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도 손뼉 칠 때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음악 가야금산조를 들어보면 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등으로 장단을 점점 빠르게 몰고 나가다가 갑자기 확 느려집니다. 그리고 “둥~두둥~당” 하며 느리고 작은 소리로 끝납니다. 끝난 줄도 모르게 끝나버려 박수 치는 타이밍 잡기도 모호합니다. 판소리는 풀림입니다. 판소리 5마당으로 불리는 흥부가 심청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등은 모두 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야기 구조입니다. 비극적으로 묶여 끝나면 가뜩이나 한 많은 사람에게 시원함을 주지 못합니다.

인생도 풀려야 합니다. 사람과의 관계, 진학과 취업도 풀려야 합니다. 경제도 기업도 풀려야 합니다. 사랑도 풀려야 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엔딩이 우리 인생이 될 수는 없습니다. 묶인 채 숨 한번 쉬어보지 못하고 살기란 너무 힘듭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다 풀렸다고 인생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닙니다. 재물은 많은데 죽고 싶을 수 있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고 원하는 인생을 사는 건 아닙니다. 하나님과 풀림을 소망하십시오. 이것이 첫 번째 단추입니다. 하나님과 풀릴 때 인생이 풀립니다.

한별(순복음대학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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