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이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다.” 조국 법무부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기인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는 글이다. 조 장관이 개최한 ‘검사와의 대화’를 보면 딱 맞는 지적이다. 좋은 말도 말하는 당사자의 적격성과 시기적 적절성이 중요하다.

조 장관이 20일 의정부지검을 찾아 평검사 20여명과 2시간 가량 대화를 했다. 조 장관은 다른 검찰청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 장관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역대 장관들이 취임 후 조용히 해오던 방문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정치적인 퍼포먼스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사라인에서 배제하려 했고, “수사 검사들이 법을 지키면 인사상 불이익이 절대 없을 것”이라며 피의사실 공표도 금지하려 했던 시도에 이은 또 하나의 반격 카드로 보인다.

자신의 부인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고, 본인도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데 수사 주체인 검사들을 모아 놓고 대화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조 장관 동기 검사가 지적한 대로 검사와의 대화라는 명칭도 거슬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했던 ‘검사와의 대화’와 똑같은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노 전 대통령의 유업을 자신이 이어가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행사가 끝난 뒤 검찰 안팎에서 검사를 들러리로 세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검사는 행사에서 조 장관에게 “검사들이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업무에 부담을 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업무에 방해된다는 말이니 조 장관은 알아듣기 바란다.

조 장관 가족 수사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수사를 받고 있는 마당에 이런 행사를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얘기다. 행사 참석 검사들의 반대로 통상적으로 찍던 장관과의 단체 사진도 찍지 않았다. 검사들이 의견을 얼마나 개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번 행사에서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수사 당시 검찰 수뇌부의 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대화를 주도하고 다른 검사들은 거의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 한다. 대화도 대화할 때가 따로 있는 법이다. 검사들과 대화를 하고 싶으면 검찰 수사가 매듭 지어진 다음에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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