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라고 묻지마 폭행…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 돼야”

외국인 혐오 피해 당한 미얀마 출신 팻승 전도사

팻승 전도사가 지난 19일 인천 주안장로교회에서 인터뷰를 갖고 외국인 혐오 범죄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폭행을 당했습니다. 고향인 미얀마에서도 누구에게 맞아본 일이 없었는데…. 이런 비극이 다신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인천 주안장로교회에서 지난 19일 만난 팻승(35) 전도사는 아픈 기억을 힘겹게 꺼내놨다. 목소리는 떨렸고 눈은 충혈됐지만, 재발 방지를 언급하는 부분에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주안장로교회 미얀마인 예배공동체 담당 교역자다.

팻승 전도사는 지난 5일 인천 부평구의 한 골목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사건 현장이 기록된 CCTV 영상에는 한국인 남성이 팻승 전도사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남성은 경찰이 도착한 뒤에도 팻승 전도사와 함께 있던 미얀마인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얼굴이 피범벅이 된 팻승 전도사는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찢어진 이마와 머리의 상처를 치료받은 뒤 현재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부평경찰서는 가해 남성을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팻승 전도사 집안은 모두 기독교인이다. 미얀마에서는 흔치 않은 이력이다. 두 명의 형이 목회자이며 여동생도 목회자 부인이다. 경찰 간부인 아버지가 신앙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강조하며 자식들을 키웠다.

그는 2010년 10월 대전신학대 교역학석사 과정에 입학하면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교회 사역과 함께 인천 주안대학원대 박사과정 학생으로 선교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폭행당한 이유가 외국인 혐오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팻승 전도사는 “폭행하기 전 ‘너 외국인이지’ ‘불법 개XX들’ ‘우리나라에서 당장 나가라’고 한 뒤 주먹을 날렸다”면서 “CCTV를 보니 그 사람이 쉬지 않고 열 세대를 때렸는데 증오의 표출이라는 말 말고는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인 예배공동체 구성원이 대부분 20대 청년들인데 이들이 교역자가 폭행당한 일로 큰 충격에 빠졌다”면서 “타지에 사는 청년들이 반한 감정을 갖게 될까 걱정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들의 상한 마음을 치유하는 사역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는 외국인들을 향한 이유 없는 폭행이 발생해선 안 된다”면서 “가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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