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들이 22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중구 제일평화시장 건물 주변에서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건물 주위에서 나오는 연기로 건물 윗부분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다. 소방 당국은 이번 화재가 건물 3층에서 발화돼 확대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의류시장인 서울 중구 제일평화시장 건물 내부에서 22일 새벽 화재가 발생, 쌓여있던 옷과 옷감 등을 태웠다. 섬유 특성상 불씨가 숨어 있어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에 하루종일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는 오후 늦게 불길이 잡혔으나 늦은 밤까지 완전진화가 되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한 층에 창문이 없었고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서울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0시39분쯤 건물 3층에서 화재 발생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20분 뒤 초동진화를 마쳤지만 잔불을 정리하던 오전 6시에 다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최초 신고자인 공사 관계자 2명이 대피했고 6층 화장실에 있던 상인 2명은 구조된 뒤 귀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현장에서 약 9㎞ 떨어진 여의도에서도 냄새를 맡았다는 증언이 속출할 정도로 연기가 심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번 화재는 건물 안에 쌓여 있던 옷감의 특성과 창문이 없는 건물 구조 때문에 진압이 더 어려웠다. 홍대표 중부소방서 행정과장은 “화재가 섬유로 번지다 보니 내부에서 열기가 지속돼 ‘훈소(불꽃이 없이 타는 연소)’가 계속됐다”면서 “3층이 창문 없는 ‘부창층’이라 연기가 더 심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방 관계자는 “의류를 쌓아놓는 건물에 창문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조사해 봐야겠지만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배연 작업을 위해 포클레인을 현장에 불러 건물 한쪽 벽을 허물었다.

해당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도 화재에 영향을 미친 걸로 보인다. 홍 과장은 “본래 구조물인 시장 건물 3층까지는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이후 증축된 4층에서부터 설치됐다”고 말했다.

위상복 중구청 전통시장과장은 “불길이 3층에서 멈췄지만 옷감의 특성상 연기 냄새가 배면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액이 더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물 자체는 화재보험이 있지만 점포별로는 30% 정도만 보험에 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3층의 200여개 점포뿐 아니라 건물 전체 800여개 점포 중 상당수가 피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장에 도착한 한 상인은 소방 당국과의 면담 자리에서 “1차 진압 뒤 완전하게 불이 꺼지지 않았는데도 일부 소방인력이 철수했다고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사건 초기 언론에서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완진이 됐다고 보도를 했다. 수십수백억 재산이 걸려 있는데 이래도 되느냐”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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