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9세미만 2번 접종 대상 접종률 절반도 안되는 43.8%
연령 높을수록 접종률 낮아… 7∼12세 아이들 신경 써야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철이 다가오고 있다. 독감에 걸리지 않으려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며 손씻기, 기침예절 등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23일 “최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행 시기가 빨라지면서 11월 말에서 12월 초면 독감이 유행하기 시작해 10월까지는 예방접종을 가급적 완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지난 17일부터 독감 백신 2회 접종이 필요한 어린이에게 무료 접종을 시작했다. 다음 달 15일부터는 1회 접종 대상 어린이, 만 75세 이상 노인(만 65~74세는 10월 22일부터), 임신부 대상 국가 예방접종에 들어간다. 임신부는 올해 처음 무료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접종 대상 인구는 어린이 549만명, 노인 800만명, 임신부 32만명 등 모두 1381만명 가량으로 추산됐다. 당국은 이번 절기 독감 백신 공급량을 지난 절기(2018~2019절기) 보다 123만 도스 가량 늘려 1407만 도스를 준비해 놓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독감 무료 접종 대상 어린이는 2007년 1월 1일~2019년 8월 31일 태어난 생후 6개월에서 12세다. 이 가운데 2회 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으로 독감 접종을 생애 처음 받거나 올해 7월 1일 이전까지 단 한번만 받아 면역이 완벽하지 않은 아이들이다. 이들 외 10~12세는 1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면역 형성이 된다는 게 보건당국 설명이다.

질본은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 및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점을 고려해 가능하면 11월까지 2회 접종을 완료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의료 전문가들은 점차 빨라지는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를 고려해 이 보다 앞서 10월 말까지 끝마쳐 줄 것을 권장한다.


문제는 예방 접종률이다. 지난 절기 2회 접종 대상 어린이 81만6207명 가운데 두 번 모두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43.8%(35만7795명)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해당 어린이 10명 가운데 5~6명은 충분한 면역 형성이 안 돼 독감에 걸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전체 어린이 독감 예방 접종률은 73.5%였다. 비교적 어린 6~59개월은 85.1%로 높은 편이었지만 60~83개월 77.2%, 7~12세 67.0%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접종률이 떨어졌다.

7~12세 초등생 연령의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사회활동이 왕성한 부모와 학교·학원 활동이 바쁜 대상자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연령대는 특히 학교 등 집단생활을 통해 확산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기간 만 65세 이상 노인의 예방 접종률은 84.3%였다.

이 교수는 “되도록 접종 권장 시기에 맞도록 부모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며 접종 시기를 놓쳤어도 독감 유행이 내년 3~4월까지 계속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늦더라도 접종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방 접종의 효과는 평균 6개월 가량 지속된다.

임신부, 10월 15일부터 무료 접종

이번 절기부터 국가 접종대상이 된 임신부들은 약물 사용이 부담스러워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을 하면 면역체계 변화로 인해 전염성 질병에 특히 더 취약하게 된다. 독감에 걸리면 폐렴, 패혈증 등 중증 합병증 위험이 따르고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여러 위험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독감 예방 접종으로 인한 기형 유발이나 유산 등 산모와 태아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접종을 하지 않아 독감에 걸릴 경우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면서 “임신 주수에 상관없이 적절한 시기에 맞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임신부의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안전을 위해 접종 전 꼭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임신부가 독감 접종을 받으면 형성된 항체의 영향이 태아에 미칠 수 있고 출생 6개월 미만 신생아에까지 면역력이 유지된다. 국가 예방접종이 생후 6개월부터 시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년엔 ‘4가 백신’ 무료 접종 전망

현재 무료 지원 독감 백신은 3가 백신이다. 즉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번 절기에 북반구에서 유행할 것으로 예측한 3종의 바이러스(A형 2종, B종 1종)를 방어할 수 있는 백신이다. A형은 H1N1, H3N2이며 B형은 ‘빅토리아’ 바이러스다.

이 교수는 “지난 절기에는 A형인 H1N1 바이러스가 11월 말부터 유행하고 2월 이후에는 B형이 유행했다”면서 “올해 유행 패턴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지만 직전 절기에 H1N1이 유행했으므로 이번엔 A형의 경우 H3N2가 유행할 가능성이 높고 B형도 같이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B형의 경우 백신에 포함된 빅토리아형이 유행하면 어느정도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또다른 B형인 ‘야마가타’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면 방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기존 3가 백신에 ‘야마가타형’까지 4종의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4가 백신’으로 국가 예방접종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이에 보건당국이 그간 검토 작업을 벌였고 내년 절기(2020~2021년)에는 4가 백신에 대한 무료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4가 백신을 접종받으려면 2만5000~3만8000원 정도를 본인 부담해야 한다.

질본 관계자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 4가 백신 무료 접종 예산(1412만명 분 534억원)을 편성해 놓은 상황으로, 국회에서 무사 통과되면 내년부터 모든 대상자에게 접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본의 연구용역 결과 초등학생과 임신부의 경우 3가 백신 보다 4가 백신이 더 비용 효과적인 걸로 분석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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