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기 파주 양돈 농장에서 처음 확진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한강 이남인 김포까지 번졌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망을 구축했으나 차단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확진 농장은 파주시 2곳, 연천군 1곳, 김포시 1곳, 인천 강화군 1곳 등 5곳으로 늘었다. 특히 23일 김포시 통진읍 농장에 이어 24일 강화군 송해면 농장에서 발병이 확인된 것은 경기 북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구축했던 방역망이 뚫렸다는 의미여서 충격이다. 1~4차 발생 농장 사이에 차량이 오고간 역학 관계가 확인돼 오리무중이던 감염 경로가 밝혀질 가능성이 높아진 건 다행이지만 차량 역학 관계가 확인된 농장과 시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전국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초동 대응에 허점이 있었던 게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 2차 발생 직후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두 농가를 오고간 차량이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김포시 통진읍과 파주시 적성면 확진 농장은 최근 역학관계 농장으로 분류돼 실시한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던 곳이다.

ASF는 돼지에 치명적인 전염성 질병이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월 말 첫 발병 후 전역으로 확산됐고 평안북도의 돼지는 전멸한 수준이라고 한다. 초기 차단에 실패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는 만큼 총력을 다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 발생 지역 인근이 중점 관리 대상이지만 다른 지역도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1, 2차 발생농장과 직간접적으로 차량이 오간 기록이 있는 농장과 시설이 경기 강원 충남북 인천 전남 경북 등의 500여곳이라고 하니 전국에 안전지대가 없다고 봐야 한다.

방역 당국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초동 대응의 허점을 보완하고, 방역망을 촘촘하게 재구축해야 할 것이다. 역학 관계가 확인된 농장이나 시설부터 서둘러야겠지만 전국의 다른 양돈 농장에 대해서도 소독과 예찰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려면 살처분 농가에 대한 보상금 및 생계안정자금 지급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일시이동중지 명령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반출금지 중인 14개 시·군 중점관리지역 농장에 대한 분뇨처리 지원 등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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