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여! 힘내세요” 위로의 손 내미는 카페

지난해 ‘히스카페’ 연 김형아 대표 직장인 위한 쉼터 같은 공간 제공

히스카페 김형아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카페 앞에 있는 ‘힘내라 직장인’ 간판 앞에서 웃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히스카페(HIS CAFE)를 지난 24일 오후 찾았다. 담쟁이덩굴이 벽면을 감싼 2층짜리 단독주택을 카페로 개조한 곳이었다. 입구에는 행인이 언제든지 마실 수 있도록 물과 종이컵이 놓여 있고 문 옆엔 ‘힘내라 직장인’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165.3㎡(50평) 규모의 1층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직장인들이 노트북을 사용하며 회의를 하고 있었다. 한쪽에선 젊은 커플의 데이트 장면이, 다른 쪽에서는 책을 읽는 사람들이 보였다. 카페는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커피와 디저트 등의 음식을 제공한다. 각종 소모임과 콘서트 등 행사도 할 수 있다.

직장인들이 지난달 말 히스카페에서 열린 ‘바이블 수다’ 모임에서 기도제목을 나누며 격려하는 모습. 히스카페 제공

히스카페 김형아(49·용인 향상교회 집사) 대표는 “각박한 직장생활 속에서 경쟁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직장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카페를 열었다”고 말했다. 히스카페는 하나님(His)의 카페라는 뜻이다.

히스카페 전경. 강민석 선임기자

HR(Human Resources) 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리더십과 소통, 인사 조직 등에 노하우를 쌓아왔다. 하나님을 몰랐을 땐 세상의 성공을 추구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로 미국 유학을 떠난 딸이 사춘기 시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딸과 함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9년부터 2013년 말까지 미국에 거주할 때 출석한 한인교회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2010년 가을 대형 교통사고를 겪었는데 자신과 딸이 조금도 다치지 않은 기적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했다.

“귀국 준비를 할 때 선교지는 못 가도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을 전하고 싶었어요. 기도하는 가운데 직장인 선배로서 성과와 경쟁에 눌린 젊은 직장인을 격려하고 세워주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귀국 후 2014년부터 매월 한 차례 서울 역삼역 앞에서 직장인들에게 간식과 책갈피 등을 나눠주며 격려했다. 직장인들은 왜 이런 일을 하며, 사무실은 어디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이후 몇 년간 인근 교회가 빌려준 카페에서 함께 밥 먹으며 직장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명절에는 고향에 가지 못한 이들과 음식을 나눠 먹었고, 크리스마스 때는 파티를 열어 직장인 누구에게나 열린 모임을 했다. 노무법인을 운영하는 남편 김용진 히스카페 공동대표와 국내외 80여명의 지인들이 도왔다.

김 대표는 지난해 직장인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주택 한 채를 전세로 얻었다. 카페에 자주 오던 젊은이들이 김 대표에게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이런 이들이 모여 아침 큐티모임이 생겼다. 육아 등에 치이는 여성 직장인의 모임도 만들어졌다.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진행하는 ‘바이블 수다’ 모임에선 직장인들이 자기 삶을 나누고 목회자를 초청해 말씀을 듣는다.

그가 옆에서 지켜본 젊은 직장인들은 성실하게 맡은 임무를 완수했으나 삶의 여유가 없었다. 특히 술 접대나 잡무 등 업무와 동떨어진 일을 상사로부터 강요받을 때 괴로워했다. 직급에 따라 자존감이 결정되는 현실도 팽배했다. 중간관리자들은 책임감 때문에 벅차다고 하소연했다.

김 대표는 “팍팍하게 사는 직장인들이 서로 위로하며 말씀 안에서 깨달음을 얻는 걸 봤다”며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한다. 여기서 힘을 얻은 이들이 각자의 일터에서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카페 입구의 ‘힘내라 직장인’ 간판의 뜻이 분명해졌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