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26일 대정부 질문은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2차 인사청문회처럼 진행됐다. 장관 부적격론과 검찰 개혁 당위론이 충돌했다. 야당은 그를 몰아세우고 여당은 감싸는 상반된 입장 역시 청문회와 달라지지 않았다. 그가 연단에 나서자 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질렀다. “검찰 개혁의 무거운 소임…”을 말하던 그의 인사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지난달 9일 장관에 내정된 뒤 50일 가까이 지났다. 임명에 대한 찬반 여론이 갈렸고, 수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갈렸고, 이제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그를 둘러싼 분열이 극명하게 표출되고 있다. 이게 다 뭐하는 일인가 싶다. 두 달째 계속되는 난리는 ‘조국 법무장관’에 대한 정권의 집착에서 비롯됐다. 검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것은 반드시 조국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이 ‘수사 받는 법무장관’이란 초유의 상황을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법무장관이 돼서 국회에 나온 그의 일성은 허탈했다. “권력기관 개혁 관련 입법에 대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국회의 결정에 따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의 핵심은 이미 입법 영역에 넘어가 있으니 잘 부탁한다는 말이었다. 입법이 잘 되지 않으면 검찰 개혁 구상은 뿌리부터 흔들리는데, 조 장관 스스로가 국회의 가장 첨예한 대립 요인이 돼 버렸다. ‘현명한 판단’에 최대 걸림돌이 된 상황에서 공수처는 어떻게 만들고 수사권은 어떻게 조정해낼 건지 알 길이 없다.

대정부 질문은 줄곧 조 장관 의혹과 수사 문제로 날선 공방이 오갔다. 재산비례벌금제를 추진하겠다는 상황에서 과거 ‘황제보석’ 논란이 일었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위해 보석 탄원서를 써줬던 사실이 공개되자 조 장관은 “인간적 도리에서 했던 일”이라고 해명했다. 본인이 검찰에 소환되면 사퇴하겠느냐는 질문까지 나왔고 그는 “소환이 통보된다면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분명히 대정부 질문인데 인사청문회에서나 다뤄야 할 문답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를 장관에 앉힌 이유인 검찰 개혁은 여당 의원들이 원론적 수준에서 질문한 것 외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검찰 개혁 적임자’가 출석한 국회에서 개혁은 사라지고 논란만 무성했다. 이러자고 그런 무리수를 둔 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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