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냉동실에 쟁여두는 필수품 중 하나는 ‘냉동밥’이다. 모처럼 맘먹고 반찬을 했는데 밥솥이 텅 비어있는 순간, 반찬이라고는 김치밖에 없는데 라면은 먹기 싫은 그 때, 퇴근 후 후다닥 들어가서 급하게 저녁을 차려내야 하는 그런 날, 냉동밥은 비장의 무기가 된다. 냉동밥 시장 초기부터 소비자들을 사로잡아 온 새우볶음밥을 국민컨슈머리포트가 평가했다.

냉동실 기본 옵션 ‘새우볶음밥’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냉동밥 시장 규모는 915억원 정도였다. 2014년 210억원 규모였는데 4년 동안 4.4배 가까이 성장했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면서 냉동밥 시장도 함께 커가는 추세다. 지난 7월까지 냉동밥 전체 매출이 508억원에 이르면서 올해는 1000억원대 시장으로 몸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냉동밥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닐슨코리아 기준 CJ제일제당(33.0%), 풀무원(14.5%), 오뚜기(9.7%) 등 순이다. 아워홈, 롯데푸드 등 식품업계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 유통업계의 자체 브랜드(PB)도 가세하면서 냉동밥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냉동밥은 볶음밥, 비빔밥, 덮밥 등으로 나뉘는데 초기부터 지금까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제품군은 볶음밥이다. 특히 새우볶음밥은 냉동밥의 가장 기본 모델로 꼽힌다. 집에 어떤 새우볶음밥을 비축해둘 것인지 고민이 되는 소비자들을 위해 호텔 글래드 마포의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 M’ 셰프들과 시중의 새우볶음밥을 평가했다.

호텔 글래드 마포 셰프들이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글래드 마포 9층 ‘글리츠M’에서 새우볶음밥을 찬찬히 살피고 맛보며 평가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남수 오승준 셰프, 최재연 총괄셰프, 라영수 전현진 셰프. 서영희 기자

평가를 위해 점유율 상위 3곳의 제품인 CJ제일제당 ‘비비고 새우볶음밥’, 풀무원 ‘생가득 통새우볶음밥’, 오뚜기 ‘새우볶음밥’과 롯데마트 PB인 ‘요리하다 리얼 새우볶음밥’과 이마트의 ‘노브랜드 리얼 통새우볶음밥’을 골랐다. 제품들은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와 노브랜드에서 지난 21일 직접 구매했다.

평가는 23일 서울 마포구 호텔 글래드 마포 9층에 위치한 ‘그리츠M’에서 진행됐다. ‘그리츠 M’과 호텔 글래드 여의도의 ‘그리츠’에서는 다음달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갈비가든’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그리츠 특제 양념으로 조리한 갈비 양념 구이와 돼지고기에 마늘종, 양파 등과 함께 간장과 식초로 간을 한 중국요리 회과육, 마라 소스를 활용해 매콤하고 알싸한 맛을 낸 마라 갈비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평가에는 ‘그리츠M’과 ‘그리츠’의 최재연 총괄셰프와 박남수 오승준 라영수 전현진 셰프가 참여했다. 새우볶음밥은 제품에 표시된 조리법에 따라 3~4분 가량 전자레인지에 데운 뒤 얕은 볼에 담아 내왔다. 모양새, 향미, 건더기의 양, 식감, 맛의 조화, 전체적인 풍미 등 6개 항목에 대해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로 점수를 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브랜드를 밝히지 않고 ①~⑤ 숫자를 표시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최재연 총괄셰프는 “전반적으로 괜찮은 맛을 내는 제품들이었다”며 “냉동밥은 전자레인지에 충분히 데우거나 프라이팬에 직접 조리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점유율 1위 ‘비비고’ 맛도 1위


1위는 HMR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새우볶음밥’(4.4점)이 차지했다. ‘비비고’라는 브랜드의 신뢰도를 확인시켜주는 결과였다. 비비고 새우볶음밥은 ‘보기 좋은 밥’이라기 보다는 ‘맛있는 밥’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모양새, 향미 등에서는 중상위권 정도의 평가를 받았으나 맛의 조화(4.0점)와 전체적인 풍미(4.4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박남수 셰프는 “볶음밥은 고슬고슬한 밥에 채소나 새우 같은 식재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맛있다”며 “볶음밥만 먹기에 간이 적절하고 은은한 간장향이 풍미를 돋워준다”고 평가했다. 전현진 셰프는 “쌀의 씹히는 맛이 좋다. 고슬고슬한 밥으로 센불에 빠르게 볶아낸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풀무원 생가득 통새우볶음밥’과 ‘요리하다 리얼 새우볶음밥’(각 3.6점)이 공동 2위에 올랐다. 풀무원 제품은 모양새, 향미, 건더기의 양, 식감 등 4개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조화로움과 풍미에서는 이에 못 미치면서 최종 2위가 됐다. 오승준 셰프는 “재료의 구성이 다양하고 양도 푸짐하다. 맛도 있고 새우의 씹히는 느낌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최재연 총괄셰프는 “녹황색 채소의 색이 살아있어서 먹음직스럽게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PB 제품인 ‘요리하다 리얼 새우볶음밥’은 1차 평가에서는 3위였으나 원재료·영양성분·100g당 가격을 반영한 최종평가에서 2위로 올랐다. 오승준 셰프는 “파향이 적절히 배어 있어서 풍미를 살렸다. 집에서 잘 만든 평균적인 볶음밥 맛을 냈다”고 평가했다. 라영수 셰프도 “냉동식품의 느낌이 가장 덜한 제품”이라며 “새우의 식감이 좋고 냉동 채소의 느낌이 덜해서 자연스러운 맛을 냈다”고 말했다.

4위는 ‘오뚜기 새우볶음밥’(1.8점)이었다. 전현진 셰프는 “재료의 양이나 식감이 괜찮은데 조화로움이 아쉽다. 재료들이 따로 노는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남수 셰프는 “간이 적정해서 다른 소슨 반찬 없이 먹기에 괜찮다”고 말했다.

5위는 ‘노브랜드 리얼 통새우볶음밥’(1.4점)이었다. 1차 평가에서는 오뚜기 제품과 동점이었으나 최종 평가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먹었을 때는 약간 싱거운 맛이 나는데 생각보다 나트륨 함량은 다소 높은 게 감점 요소가 됐다. 라영수 셰프는 “버터향이 채소나 계란과 적당하게 어우러지지 않았다”고 했고, 최재연 총괄셰프도 “버터향이 오히려 채소나 새우 맛에 방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평가에 참여한 5명의 셰프들은 CJ제일제당, 풀무원, 오뚜기 제품은 소스나 반찬 없이 먹기에 괜찮은 정도로 간이 돼 있다고 했다. 롯데마트 요리하다와 이마트 노브랜드는 약간 싱거워서 소스를 곁들여 먹는 것을 권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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