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권에서 나오는 말은 좀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과거 주장이나 기존 발언, 사회적 상식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조국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청와대든 정부·여당이든 엄정하게 수사해 달라”던 말과 판이하게 달라졌다. 엄정한 수사에서 절제된 수사로 주문의 방향이 180도 바뀌는 데 불과 두 달이 걸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인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26일 “(조국 사건) 수사를 조용히 하라고 검찰에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 정권에서 검찰을 공격하며 ‘권력의 하수인’이란 표현을 즐겨 사용했는데, 정권을 잡고 나니 거꾸로 검찰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고 공격하는 셈이 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최근 검사들과 대화하며 말한 검찰 개혁의 방향은 “선출된 권력이 검찰권력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선출권력인 대통령의 검찰권 통제를 실행하는 사람이 법무장관이며 그 수단은 인사와 예산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우리가 검찰 개혁을 말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선출권력 때문이지 않았던가? 김학의 사건이나 국가정보원 사건처럼 정권의 입맛에 따라 이 사건은 덮고 저 사건은 수사하며 휘둘려온 탓에 개혁 공감대가 조성됐던 것인데, 정권의 통제를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니 선뜻 와 닿지 않는다. 선출권력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처럼 들렸다.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해 “여성만 두 분 계시는 집에서 많은 남성이 11시간 동안 뒤지고 한 것은 과했다”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 조 장관 부인이 압수수색에 앞서 “증거를 보전하기 위해” 컴퓨터를 반출했다고 주장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은 보편적 상식과 동떨어져 있다. 법과 절차에 따라 공권력을 행사하는 이들을 치한이나 증거조작범쯤으로 격하시켰다. 이 정권이 장기간 벌여온 적폐 수사의 숱한 압수수색을 당했던 사람이라면 그 절차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런 발언이 어리둥절할 것이다.

유 이사장은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을 ‘조국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전시(戰時)엔 물불 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그런 건지, 논리적 결함이 뻔히 보이는 말을 너무 과감하게들 한다. 오히려 듣는 쪽이 당황스럽다.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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