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조여오는 우크라 스캔들… 트럼프도 맹공

트럼프, 탄핵 위기 벗으려 때리기… 바이든, 일단 거리두기 불구 궁지에


‘우크라이나 스캔들’ 여파가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조 바이든(사진) 전 부통령을 엄습하고 있다. 탄핵 대상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바이든 전 부통령도 스캔들이 확산되면서 ‘이중고’에 빠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강풍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한 맹공에 나서고 있는 데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도 스캔들이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바이든이 이런 ‘쌍끌이 파고’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은 부통령이었던 2016년 초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들이 이사회 멤버로 있던 우크라이나의 한 가스회사를 수사했던 검찰총장을 해임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부자의 뒷조사를 독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탄핵 절차가 개시되면서 트럼프 선거캠프는 지난주 1000만 달러(약 120억원)의 선거자금 모금 계획을 꺼내들었다. WP는 이 자금의 대부분이 바이든 공격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측은 긴장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방어하고 역공을 가하기 위해 무제한 모금과 광고를 할 수 있는 ‘슈퍼 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바이든의 최측근인 래리 라스키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면서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에 맞서기 위한 자원이 너무 빈약하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바이든이 강공책을 택할 경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과 흙탕물 전쟁을 펼치면 민주당 경선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어부지리를 누릴 것이라는 얘기다. 바이든의 측근 딕 하푸틀리안은 “트럼프는 바이든을 괴롭힐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민주당의 트럼프’가 돼서 (바이든이) 소리치고 거짓말을 한다면 사람들은 다른 경선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무시하고 유권자들이 공감하는 이슈에 집중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미국의 ‘정상화’를 주창하면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8일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있었던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도 바이든은 연설에서 탄핵 사태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 진영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무혐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탄핵 조사가 진행되면서 상황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안고 있다. 아무 잘못이 없더라도 트럼프 진영이 의혹을 만들어 공격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미국 주요 방송사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를 출연시키지 말라고 요구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캠프가 방송사에 “줄리아니가 거짓 음모 이론을 퍼뜨릴 수 있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신공격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품격있다”는 평을 아직 받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더 집요해지고, 민주당 내 경선주자들까지 바이든을 겨냥할 경우에도 현재와 같은 대응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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