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탄핵 정국 향방 가를 내부 고발자 누구?… 트럼프 “만날 것”

민주당 “의회로 불러 증언 듣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뜰)에 모인 미 전역의 보안관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지난해 5월 워싱턴에서 연설하는 모습. 줄리아니는 자신의 의뢰인인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한다면 하원의 트럼프 탄핵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추진이 가시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처음 폭로한 내부고발자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내부고발자를 의회로 불러 증언토록 하겠다는 태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고발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직접 만나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CBS, NBC 등 방송 인터뷰에서 “내부고발자가 의회 출석에 동의했다”며 “그가 조만간 증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프 위원장은 “우리가 확인한 것만 놓고 봐도 (트럼프 대통령이) 유죄임을 알 수 있다”며 “미국의 안보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가 안보를 해쳤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며 조사 범위 확대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을 탄핵 위기로 몰아넣은 내부고발자를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모든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나도 나를 고발한 사람을 만날 권리가 있다”며 “특히 이른바 ‘내부고발자’라는 사람은 내가 외국 정상과 나눈 흠 없는 대화를 완전히 부정확하고 사기성 짙은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시프 위원장을 향해서도 “내가 말하지 않은 것을 지어내 의회에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내부고발자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압박에 유감을 표명했다. CNN에 따르면 내부고발자의 변호인은 조지프 맥과이어 국가정보국장 대행에게 보낸 서신에서 “우리는 의뢰인의 신변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공식 통보한다”며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 때문에 의뢰인의 신분이 공개적으로 노출되고 그에 따라 위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끝까지 밀어붙이기로 이미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비공개 전화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위한 대중적 지지를 결집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목소리는 신실하고 공손하고 엄숙해야 하며 헌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익명의 민주당 관계자가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2주 동안 휴회를 맞아 지역구로 잠시 돌아가는 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을 유권자들에게 강조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제목을 단 메시지 카드도 만들어 의원들에게 배포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2016년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권력 남용과 사법 방해 등의 혐의를 들어 탄핵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민주당을 이끄는 펠로시 의장부터 섣부른 탄핵 추진은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며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새로 불거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받을 만큼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게리 코놀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탄핵이 올해 안에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며 “절차가 신속히 이뤄졌으면 한다.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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